제네시스 10월 미국서 6903대 판매…전년 대비 20.6%↑

프리미엄 브랜드 초점 맞춘 ‘럭셔리 마케팅’ 적극 나서

美 J.D.파워 ‘신차 기술 만족도’ 4년 연속 1위

“벤츠·BMW보다 ‘비싼 값’ 했네”…제네시스, 美서 ‘고급화 전략’ 통했다 [여車저車]
제네시스 GV80 외관. [제네시스 제공]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서 가파른 판매량 상승세를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 10월 한 달 동안 미국 시장에서 모두 6903대가 팔렸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20.6% 늘어난 수치다. 볼륨 모델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GV80의 경우 2446대가 팔리며 연중 최다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경쟁 브랜드에 뒤지지 않는 품질과 성능, 미술과 골프 등과 연계한 마케팅, 여기에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운 고급화 전략이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제네시스는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J.D.파워가 올해 시행한 ‘2024 미국 기술 경험 지수 조사(TXI)’에서 584점을 획득, 일본의 렉서스(535점), 독일의 BMW(528점) 등 유수의 완성차 브랜드를 제치고 전체 브랜드 1위에 오르며 경쟁력을 입증했다.

“벤츠·BMW보다 ‘비싼 값’ 했네”…제네시스, 美서 ‘고급화 전략’ 통했다 [여車저車]
제네시스 GV70 외관. [제네시스 제공]

특히, 제네시스는 J.D.파워의 주요 조사로 꼽히는 신차품질조사(IQS)와 상품성 만족도 조사(APEAL)의 보완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조사에서 럭셔리 브랜드와 일반 브랜드를 통틀어 최고 점수를 받아 ‘4년 연속 전체 브랜드 1위’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여기에 제네시스 중형 SUV GV70이 현대차 싼타페, 기아 카니발과 더불어 J.D.파워에서 선정하는 ‘첨단 기술 어워드’에서 최고의 기술을 적용한 차로 선정되며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냈다. 지난 9월에는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가 발표한 충돌평가에서 GV70와 GV70 전동화 모델이 최고 등급인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 등급으로 상향된 바 있다.

현지 시장에서의 차량 판매가격에도 제네시스의 자신감이 묻어난다. 미국 자동차 가격 비교 플랫폼 카즈닷컴 등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2025년식 GV80의 최상위 버전인 3.5 터보 모델을 미국에서 7만3800달러(약 1억원)에 판매하고 있다. 쿠페형 모델인 GV80 쿠페는 이보다 비싼 7만9950달러(약1억1000만원)이다.

이는 경쟁 모델인 벤츠 450 4MATIC(7만1350달러), BMW도 X5 플러그인하이브리드(7만3100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GV80 쿠페 3.5 터보 모델 역시 벤츠 BMW X6보다 5000달러가량 더 비싸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제네시스의 이같은 가격 정책을 두고 품질과 성능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고급화 전략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벤츠·BMW보다 ‘비싼 값’ 했네”…제네시스, 美서 ‘고급화 전략’ 통했다 [여車저車]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전경. [제네시스 제공]
“벤츠·BMW보다 ‘비싼 값’ 했네”…제네시스, 美서 ‘고급화 전략’ 통했다 [여車저車]
2024 제네시스 챔피언십 대회장 전경.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스포츠, 예술과 연계한 마케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미국 뉴욕에 위치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5년 후원 협약을 체결하고, 2개월 후인 9월 첫 번째 전시인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이불, Long Tail Halo’전이 막을 올렸다.

아울러 제네시스는 브랜드 출범 이래 글로벌 무대에서 활발하게 골프 후원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개최된 ‘2024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2024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의 타이틀 스폰서로 나섰으며, 이달 개최 예정인 ‘2024 아부다비 HSBC 챔피언십’에 공식 차량 후원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에는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KPGA·DP월드투어 공동 주관 ‘2024 제네시스 챔피언십’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앞서 지난해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리비에라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대회의 경우 대회 호스트 타이거 우즈의 7개월 만의 투어 정식 대회 복귀전으로 주말 경기 입장권이 매진되는 등 이목이 집중되면서 ‘제네시스’ 브랜드 홍보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벤츠·BMW보다 ‘비싼 값’ 했네”…제네시스, 美서 ‘고급화 전략’ 통했다 [여車저車]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제네시스 초대형 전동화 SUV 콘셉트카 ‘네오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네시스 제공]

라인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제네시스는 지난 3월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브랜드 복합문화공간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초대형 전동화 SUV ‘네오룬’과 고성능 영역으로의 브랜드 확장 의지를 담은 신규 프로그램 ‘제네시스 마그마’를 글로벌 최초로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럭셔리 브랜드에서 고성능 영역은 꼭 도전해야 할 분야”라며 “고성능(하이-퍼포먼스) 럭셔리가 제네시스의 ‘뉴 챕터’(새로운 장)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과거 미국 시장에서 한국 완성차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을 넓히기 위해 ‘가성비 전략’을 내세우기도 했지만, 현재 제네시스는 벤츠와 BMW, 렉서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의 브랜드 이미지를 쌓는 데 성공했다”라며 “향후 고성능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 등 신차 개발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힌 만큼 고급화 전략에도 더욱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