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앱 이용자 3분기 들어 ‘뚝’ 감소
1월 1400만명 유지하다 9월 1200만명대로
“금투세 폐지 결론으로 개인 투심 회복 기대”
“기업 펀더멘탈 개선 없으면 단기 모멘텀” 우려도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주식 거래 앱 끊었는데, 이제 다시 깔아보려고요. (투자자 커뮤니티)”
더불어민주당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동의 결정에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4일 오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의 주식 게시판은 뜨거웠다. 올 들어 국내 증시는 경기 침체 우려와 반도체 경기 피크론 등으로 연일 하락장을 이어간 데다 금투세 우려까지 겹쳐 투심이 잔뜩 얼어붙은 상태였다.
실제 지난 9월엔 주식을 거래하는 증권사 주식 거래 앱 이용자 수가 연중 최저 수준까지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 결론으로 미 증시로 눈 돌리던 동학개미가 국내 증시로 복귀할 환경을 조성했다며 개인 수급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향후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대만의 사례처럼 ‘단기적 모멘텀’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주식 앱 사용자 올 들어 56만명 이탈
5일 앱 정보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준 국내 주식 거래 점유율 상위 6개 앱(키움·KB·삼성·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증권)의 이용자는 1346만6493명으로 집계됐다. 1월(1402만4258명)과 비교하면 약 56만명이 줄었다. 이용자는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앱을 쓴 사람을 뜻한다.
올 들어 국내 증시의 글로벌 상승장 소외 현상에 금투세 혼선까지 계속되자, 동학개미들이 시장을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금투세 시행 논란이 일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열기가 식고 세금 부담을 피하려는 투자자들이 해외 증시로 발길을 돌렸다”며 “국내 개인들의 해외 투자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주가가 떨어진다고 주식 앱 사용자가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지수 움직임과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지난 7월 코스피 지수가 연중 최고점을 기록하자 6개 앱 이용자 수도 4개월 만에 1400만명대를 회복했다. 이후 8월 ‘블랙먼데이’ 여파에 동학개미의 좌절감이 커지자 지난 9월 이용자 수는 1200만명대로 뚝 떨어졌다.
그나마 9월 앱 이용자 수가 바닥을 다지면서 10월 들어 다시 주식 앱에 접속하는 동학개미들도 포착된다. 지난 9월(1249만 명)보다 98만 명이나 늘었다. 10월 한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조2770억 원, 1조1680억 원어치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5조원 가까이 순매수해 지수 하락을 방어했다.
개인 수급 회복 기대…펀더멘탈 개선도 뒷받침해야
증시 전문가들은 금투세 폐지 결정까지 더해지면서 개인 수급 회복세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증권 투자전략팀은 “그간 국내 증시의 가장 큰 이슈였던 금투세 도입 여부는 외국인 수급뿐만 아니라 일일 거래대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며 “정책 불확실성을 제거한 만큼, 국내 수급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동학개미들의 활동이 활발한 코스닥 시장을 중심으로 수급 회복세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통상 코스닥 시장에서 10월은 거래대금과 수익률 모두 최악의 시기를 겪는다. 올해는 금투세 우려로 연중 내내 코스닥 거래대금이 위축되어 왔다”면서 “금투세 폐지와 함께 연말연초 코스닥 시장의 반등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실제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 개선까지 확인해야 증시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2015년 대만의 양도소득세 폐지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에도 대만 가권지수는 단기적 반등에는 성공했으나 기업 실적 우려가 지속되면서 상승 추세로 돌아서지 못한 것이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양도소득세 법안 폐지 이후 일주일 동안 대만 가권지수 수익률은 2.3% 반짝 올랐으나 6개월 동안엔 2.7% 내렸다.
우지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 결과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국내 기업들의 펀더멘털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이번 금투세 폐지 효과는 단기적 모멘텀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펀더멘털 개선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대내외 리스크 대응력이 높은 밸류업 종목 중심의 투자가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