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여론조사에서 취임 후 최저치
‘TK·부울경’ 등 영남 지지율 하락세
60~70대 이상·보수층 지지율도 ↓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연일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특히 이른바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관련 육성이 공개된 직후 여론조사에선 보수층은 물론 보수 진영의 핵심 기반인 영남과 60~70대 마저 등을 돌린 모습이 나타났다.
4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10월 5주 차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2.4%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 대비 2.2%포인트(P) 내린 수치로, 2주 만에 경신된 취임 후 최저치다.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2.8%P 오른 74.2%로, 취임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고치는 72.3%였다.
이번 조사 결과를 지역별과 연령대별, 이념 성향별로 살피면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마저 흔들리는 모양새다. 부산·울산·경남의 경우 긍정 평가는 7.0%P 내렸지만, 부정 평가는 6.9%P 올랐다. 60대 이상의 긍정 평가는 3.8%P 내린 반면, 부정 평가는 4.2%P 올랐다. 70대 이상 역시 긍정 평가는 6.1%P 하락한 데 비해, 부정 평가는 8.0%P 상승했다. 보수층의 경우, 긍정 평가는 8.0%P 하락했고, 부정 평가는 9.6%P 올랐다.
윤 대통령에 대한 보수 지지층의 경고는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감지된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10월 5주 차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19%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 대비 1%P 하락한 수치이자 취임 후 최저치다. 그간 줄곧 20%대에 갇혀 있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 30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0%대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2%P 오른 72%로, 취임 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이번 갤럽 조사에선 ‘보수 심장’인 대구·경북(TK) 지역의 지지율 또한 흔들렸다. 지난 대선 윤 대통령에게 74%에 가까운 표를 몰아줬던 TK의 긍정 평가는 전체 평균보다 낮은 18%(부정 평가 69%)에 그쳤다. 윤 대통령에 대한 TK 지역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에서 26%로 나타났지만 이번 조사에서 8%P나 하락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지난주보다 4%P 내린 44%, 보수 성향에선 7%P 하락한 33%의 지지율을 얻었다.
이번 갤럽 조사에서 부정 평가 이유 1위로는 ‘김건희 여사 문제(17%)’가 꼽혔다. 직전 조사에서 처음으로 부정 평가 이유 1위를 기록한 김 여사 문제는 이번 조사에서 2%P 더 올랐다. 부정 평가 이유 상위권에 김 여사 문제가 거론된 건 이번이 3주째다. 명품백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무혐의’ 결론에도 김 여사에 대한 야권의 공세, 한동훈 대표의 쇄신 요구를 둘러싼 당정 갈등, 몸집을 키워가는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며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블랙홀’로 작용한 모습이다.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응답률은 3.0%다. 갤럽 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1.1%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및 한국갤럽,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