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의 인기가 가시기도 전에 ‘지옥’ 시즌2, ‘오징어게임’ 시즌2 등 드라마를 비롯해 예능, 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K-콘텐츠들이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를 타고 선보일 예정이다.
흑백요리사를 비롯해 한국 영화 ‘무도실무관’이 올해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넷플릭스의 효자 콘텐츠로 공식 소개된 가운데, 앞으로 나올 블록버스터급 K-콘텐츠가 넷플릭스 실적과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 17일(미 현지시간) 발표한 3분기 실적 보고서를 통해 해당 분기 가입자 수가 전 세계에서 507만명 늘어 총 2억8272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 매출은 98억2500만달러, 주당순이익(EPS)은 5.40달러를 기록했다. 매출과 EPS 모두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월가의 평균 예상치(매출 97억7000만달러, EPS 5.12달러)를 웃돌았다. 3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85억4200만달러)보다 15%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작년 동기(22.4%)보다 7.2%포인트 상승한 29.6%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특히 광고요금제 가입자수가 직전 분기 대비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또 3분기 주요 히트작으로 ‘더 퍼펙트 커플(The Perfect Couple)’, ‘노바디 원츠 디스(Nobody Wants This)’, ‘도쿄 스윈들러스(Tokyo Swindlers)’ 등과 함께 비영어권 작품으로 한국 영화 ‘무도실무관’과 ‘흑백요리사’ 등을 꼽았다. 무도실무관의 시청횟수는 3280만뷰, 흑백요리사는 1100만뷰를 기록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넷플릭스 주가는 실적 발표 당일 정규장에선 2.04% 급락했지만, 실적 호조로 인해 시간외 거래에선 5% 넘게 급등했다. 그만큼 투자자들은 향후 넷플릭스의 주가 상승을 점치고 있는 셈이다.
올 들어 넷플릭스 주가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종가까지 46.78%나 올랐다. 하지만, 최근 1개월 간에는 0.41% 하락하며 조정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넷플릭스는 향후 사업 전망으로 올해 4분기 매출이 1년 전보다 14.7% 증가한 101억3000만달러(약 13조9000억원), EPS는 4.23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4분기에 넷플릭스 역사상 최다 시청률을 기록한 ‘오징어 게임’ 시즌2가 돌아오는 등 강력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4분기 들어 연이어 공개될 K-콘텐츠들도 넷플릭스 실적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힌다.
넷플릭스 영화 ‘전,란’은 공개 3일 만에 750만뷰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TOP)10 비영어 영화 부문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영화는 한국에서 1위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프랑스, 일본, 브라질 등 58개국에서 톱10에 진입하기도 했다.
오는 25일엔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시즌2가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다. 독특한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구축하며 흡인력 높은 장르적 재미를 선사했던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시즌1은 지난 2021년 공개된지 열흘 만에 1억1000만의 시청 시간을 기록한 바 있다. 또한 약 93개국에서 시리즈 TOP10에 오르며, 많은 인기를 끌었다.
예능 부문에서도 11월엔 ‘좀비버스: 뉴 블러드’가 공개되고, 12월엔 JTBC ‘최강야구’를 제작한 장시원 PD가 넷플릭스와 손 잡고 만든 두 번째 ‘최강’ 시리즈 ‘최강럭비: 죽거나 승리하거나’가 찾아온다.
넷플릭스 측은 내년 연간 매출이 올해 연간 전망치(389억달러) 대비 11∼13% 성장한 430억∼440억달러(약 59조∼60조3900억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 영업이익률은 올해 연간 예상치(27%)에서 불과 1%포인트 성장한 28%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넷플릭스는 현재 자체 광고 기술을 개발 중이지만, 내년 수익 성장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광고주들에게 판매할 콘텐츠 범위를 넓히기 위해 생중계 프로그램을 늘리겠다면서 다음 달에 마이크 타이슨의 복싱 경기를 생중계하고, 크리스마스에는 미국풋볼리그(NFL) 경기를 2편 중계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매주 3시간 동안 레슬링 경기도 생중계한다.
넷플릭스 경영진은 현재 추진 중인 광고 기술 개발과 신규 프로그램에 대한 자본 지출이 회사의 수익 성장세를 다소 둔화시킬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으로 마진(이익률)을 늘릴 수 있는 여지는 여전히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단기적인 마진 성장과 사업에 대한 적절한 투자 사이의 균형을 맞추고 싶다”고 밝혔다.
데이팅 예능의 선두주자 ‘솔로지옥4’는 2025년 새해의 포문을 열 예정이다. 여기에 최고의 두뇌 플레이어를 가리는 ‘데블스 플랜2’, 새로운 연애 예능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레전드 롤플레잉 게임 예능 ‘크라임씬’에 ‘흑백요리사2’까지 내년 넷플릭스에 공개된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 주가가 ‘신고가’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월가 전문가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컨센서스도 730.2달러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넷플릭스 주가는 687.65달러다.
임지용 연구원은 “강력한 가격 결정력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전년 대비 5% 증가한 회원당 평균 매출(ARM)이 돋보인다”면서 “미 할리우드 파업 정상화로 4분기와 내년도 라인업이 탄탄한 만큼 가입자 성장세가 지속되고 주가의 행심 동인인 광고 사업 모멘텀도 강화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