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와 반죽·지역별로 종류 달라
반죽 재료인 모싯잎, 칼슘 풍부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추석은 동북아시아 공통의 명절이다. 한국, 중국, 일본의 추석 음식은 다르지만 중국과 일본 모두 추석 보름달을 반영한 음식을 먹는다.
반면 우리가 추석 때 먹는 송편은 둥근 보름달 모양과는 다르다. 우리나라는 왜 반달형 송편을 추석 음식으로 먹는걸까.
보름달은 시간이 갈수록 작아지는 반면, 반달은 차오르면서 크기가 커진다. 송편이 반달 모양인 이유다. 조상들은 앞으로 풍성한 번영을 기원하고자 송편을 반달 모양으로 빚었다고 전해진다.
과거엔 송편을 소나무 ‘송(松)’에 떡 ‘병(餠)’ 자를 써서 ‘송병’으로 불렀다. 시간이 흐르며 오늘날의 송편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이름에 소나무가 포함된 이유는 조상들이 송편을 솔잎으로 쪄서 먹어서다. 소나무처럼 건강해진다는 믿음이 담겨 있다. 떡에 솔잎 향기가 베어들어 풍미도 올라간다.
보관상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떡을 솔잎에 싸면 음식의 변질을 막는 데 도움 된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안전상 야산에서 임의로 채취한 솔잎은 송편에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송편의 종류는 꽤 다양하다. 안에 들어가는 소에 따라 깨송편, 콩송편, 팥송편, 대추송편, 잣송편, 밤송편 등이 있다.
쌀가루 반죽에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서도 종류가 나뉜다. 모싯잎가루를 섞은 모싯잎송편과 쑥을 넣은 쑥송편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도토리송편, 칡송편, 호박송편 등이 있다.
지역에 따라서도 즐겨 먹는 송편 종류가 다르다. 서울과 경기도에서는 화려한 오색송편을 만든다. 흰 쌀가루에 노란색 치자와 초록색 쑥, 붉은 오미자, 갈색 송기(소나무 속 껍질), 보라색 포도즙 등을 넣고 알록달록한 색감을 낸다.
충청도에선 호박송편을, 경상도에서는 칡송편, 제주도는 완두콩송편을 만든다. 모시가 많이 재배되는 전라도에서는 푸른 모싯잎송편을 만든다. 모싯잎을 삶아서 곱게 갈은 다음 반죽에 섞는다.
다양한 송편 중에서도 모싯잎 송편은 칼슘 함량이 으뜸이다. 지난 2020년 한국식품연구원(KERI)의 검사 결과에 따르면 모싯잎가루 100g에 든 칼슘은 3720㎎에 달한다. 멸치의 칼슘 함량(496㎎/100g)보다 훨씬 많다. 칼슘의 흡수를 돕는 마그네슘도 100g당 334.6㎎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