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코로나19 확진으로 25일 회담 연기

與 “공개·비공개 나눈 탄력적 회담 가능”

민주 “회담과 토론은 달라, 본질은 의제”

이재명-한동훈 ‘회담 생중계’ 바라보는 여야 시각은[이런정치]
지난해 12월 29일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만나고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당초 25일로 예정됐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의 회담에 연기된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제안한 ‘생중계 회담’ 방식을 두고 여야는 여전히 첨예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여야 대표 회담 생중계’ 방식에 대해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인 장동혁 최고위원은 지난 2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회담을 전체 생중계가 아닌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생중계 회담’의 명분으로 드는 사례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 대표의 지난 영수회담과, 지난해 6월 이 대표가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대표에게 ‘공개 정책 대화’를 제안했던 일 등이다. 이 대표는 영수회담 당시 모두발언식으로 준비해 온 내용을 공개적으로 읽었고 이후 회담 내용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 대표는 또 지난해 6월 김기현 대표에게 공개 대화를 제의할 때엔 “국민들이 보지 않는 곳에 비공개로 만나서 하는 모양새, 노력하는 척하는 이런 그림을 보여 주겠단 것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사례들을 들며 이번 대표 회담 생중계 역시 ‘공개-비공개’ 부분을 나눠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입장도 보인다.

반면 민주당에선 ‘회담’과 ‘토론’은 구분되어야 한다며 생중계 방식이 될 경우,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한 회담이 아닌 양당 지지자들이 원하는 말만 각자 하고 끝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민석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지난 23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중계는 받고 안 받고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본질은 지금 어떤 문제를 풀 것이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인(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이 얘기했던 3자 특검(채해병 특검법 제3자 추천안)을 우리가 검토할 수 있다고 하는데 거기에 또 이런 조건 붙이고 저런 조건 붙이고. 그런 그 조건을 저희가 또 다 받으니까 튀어나온 게 생중계 아닌가”라고 했다.

김 수석최고위원은 “우리가 무슨 TV 토론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TV 토론은 여러 가지 주제를 놓고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것인데, 지금 문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지금 하는 것 아닌가”라며 “그러면 그 문제가 뭔지 현재 주제를 명확하게 하고, 그에 맞는 형식은 또 논의하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병주 민주당 최고위원도 같은 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회담과 토론은 구분이 돼야 한다”며 “생중계되면 누구든지 자기 지지자만 보고 얘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그것은 보여주기식밖에 되지 않는 것”이라며 “지금은 회담이 필요하지 토론이 필요한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민주당이 ‘조건부’로 생중계 회담을 받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김우영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은 지난 2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생중계 대표 회담에 대해 “얼마든지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도 “다만 그 내용의 의제에 있어서 공정하고, 또 야당의 입장을 존중하는 여당의 자세를 견지했을 때”라는 단서를 달았다.

김 실장은 “이재명 대표는 토론 자체를 즐기는 분이고 논쟁적인 사안에 대해서도 피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생중계 그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는 게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여당 대표가 주도성을 가지고 실제 주인 된 입장에서 회담에 나오느냐, 그리고 용산에 대해서도 할 말을 할 수 있느냐 그 본질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회담에선 생중계라는 형식도 있지만 그들이 제기하는 의제에서 진전된 논의가 가능한 의제가 실무회담을 통해서 합의되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