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전남서 충북까지 재배지 북상
아열대 작물에서 ‘제철과일’로 각광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 지난 광복절 새벽. 대전 성심당 롯데점 앞에는 수많은 고객이 ‘오픈런’을 하기 위해 줄을 섰다. 이날 성심당 롯데점이 출시하는 무화과 케이크를 구매하기 위해 모인 인파였다.
이튿날 성심당 롯데점은 “8시 오픈 전 안녕무화과 대기 고객이 80명 넘게 있었다”며 “수량을 충분히 준비하지 못해 죄송할 따름”이라고 공지했다. 성심당 롯데점은 무화과 디저트 인기에 대표 제품 ‘안녕무화과’의 판매를 본점을 제외한 전 지점 판매로 확대했다. 또 출시 계획에 없던 ‘무화과시루’ 케이크까지 추가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새벽 오픈런까지 불러일으킨 케이크의 핵심 식재료가 된 과일은 바로 ‘무화과(無花果)’다. 무화과는 ‘꽃이 없는 열매’라는 뜻으로 열매 자체가 꽃이다. 본래 아열대 작물인 무화과는 이제 국내에서 제철 과일로 취급되며 식탁에 오르는 일이 잦아졌다.
무화과의 원산지는 강수량이 적은 지중해 연안이다. 해외에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이탈리아, 튀르키예, 포르투갈 등에서 주로 생산된다. 무화과는 제철이 8~11월로 하우스재배의 경우 7월에도 수확할 수 있다. 수확기를 지나면 즙, 잼, 말랭이 등으로 소비된다.
강수량이 적고 온화한 환경에 적응하는 무화과는 저온에 약하다. 특히 영하 7∼8℃ 내외에서는 겨울나기가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재배 적지는 전남, 경남의 해안 지대와 제주도 등지가 꼽혔던 이유다.
국내 최대 무화과 주산지로는 전남이 압도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상기후로 더워지는 날씨에 재배 지역이 점차 북상하고 있다. 주로 전남 영암에서 재배되던 무화과는 이제 충북 충주에서도 재배할 수 있게 됐다.
각 지역 농업센터에서는 기상이변에 대응한 새 소득 작목 중 하나로 무화과 재배 지원에 나서고 있다. 과거보다 날씨가 무더워지는 등 변화가 일어나면서 기존 과일 종류 재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간한 ‘2024 농업전망’에 따르면 사과와 배 등 주요 과일 재배면적은 연평균 1% 감소해 2033년에는 10만㏊(헥타르)내외가 될 전망이다. 과일(신선·건조·냉동) 수입량은 연평균 1% 증가해 2033년에는 70만3000톤 내외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관계자는 “재배지가 북상 중인 무화과는 강추위만 주의하면 재배가 어렵지 않고 특유의 향으로 스스로 병해충을 퇴치해 재배 일손이 다른 작물보다 적게 든다”며 “충분한 일조량과 비 가림, 관수 시설만 갖추면 적은 인력으로 넓은 농장을 관리할 수 있어 고령화된 농촌의 대체 작물이자 고소득 작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