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랠리 후 박스권 장세 지속
단기 모멘텀 오는 9월 금리인하
해리스표 가상자산 정책 잠재적 촉매제
트럼프 동조화 끊을 고리…변동성 완화
美대선 후보 사퇴 지지율 변화 촉각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비트코인이 박스권에 갇히며 숨고르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랠리’ 이후 이렇다 할 촉매제를 찾지 못하면서다. 단기적으로는 오는 9월 금리인하가 가격 측면에서 호재로 기대된다.
미국 대선 판세는 하반기 최대 변수다. 비트코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따라 움직이는 동조화 현상이 굳건하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후보 캠프 측에서 친(親)가상자산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 나왔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만큼 강력한 지지책은 아직 나오지 않으면서다.
해리스 후보가 진일보한 가상자산 정책을 발표하면 트럼프 동조화도 옅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을 둘러싼 대선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가격도 안정된 흐름이 예상된다. 미국 대선 ‘제3 후보’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사퇴할 경우 두 후보 지지율 변화는 관전 포인트다.
24일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오후3시 기준) 비트코인은 최근 일주일 간 5만9000달러~6만1000달러 구간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일시적으로 5만7709달러(16일 오후8시)까지 하락하는 변동성을 보였지만 이외에는 박스권 장세를 펼치고 있다. 미국 투자분석기관 울프 리서치는 최근 고객에게 보낸 서한에서 “비트코인의 상승 촉매제가 고갈된 상황”이라며 “미국 증시와 비트코인의 상관관계도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9월 기정사실화된 금리인하는 주식 등과 함께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 시세 측면에서 긍정적 요소다. 통상 금리가 내리면 시장에 현금이 풀리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나리라는 기대감에 상승 추세를 나타낸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 대다수가 경제지표가 예상대로 흘러가면 다음 달 금리인하가 적절하다는 내용이 담긴 의사록이 공개되자 비트코인은 6만1000달러선을 뚫고 6만1593달러까지 치솟았다.
해리스 후보가 내놓을 가상자산 관련 정책도 잠재적 촉매제다. 해리스 후보는 바이든 정부보다는 친 가상자산 정책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아직 해리스 입에서 나온 직접적 발언은 없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브라이언 넬슨 해리스 캠프 정책 선임 고문은 “(해리스가)신흥 기술과 그런 종류의 산업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정책을 지원할 것”이라 밝혔다. 나흘(19~22일) 간 열린 전당대회에서 해리스표 가산자산 정책 기대감이 나왔지만 신산업 성장 부흥이라는 다소 밋밋한 수준에 머물렀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리스 대선 캠프가 디지털자산에 대해 보다 우호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언론보도는 이어졌지만 구체적인 입장은 여전히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며 파급력이 제한적이라 분석했다. 이로 인해 당분간 트럼프 지지율에 따른 시세 동조화 전망이 우세하다.
대선 후보 사퇴에 따른 지지율 변화도 주목된다. 무소속 출마를 준비 중이던 케네디 주니어가 사퇴 후 트럼프 지지 가능성이 나오면서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지난 9~13일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해리스(47%) ▷트럼프(44%) ▷케네디 주니어(5%) 순이다. 지지층 흡수 강도에 따라 트럼프의 추월 시나리오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