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지난 7~8일 미국행… 산업부 보도자료, 양국 원전협력 내용 없어

미 에너지부, 관련 보도자료 및 일정 홈페이지에 공지도 안 해

안덕근·황주호 동시 미국 출장은 왜?…체코원전 최종 수주 능선 넘기[세종백블]
미국을 방문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우리 정부가 체코 원전 최종 수주를 위한 마지막 능선으로 지목받는 한미 원전기업 간 지식재산권 분쟁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미국 정부를 만났지만 관련내용은 과도하게 비밀리에 부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기업인 웨스팅하우스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에 수출하려는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이 미국 기술에 기반을 뒀다고 주장하며 한수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원전 수출을 방해해왔다.

15일 관가에 따르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7∼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국 에너지부 제니퍼 글랜홈 장관을 만나 ‘한미 에너지 장관 회담’을 가졌다.

산업부는 회담이후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두 장관은 탄소 배출 감축, 에너지안보를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산업·전력 부문의 탈탄소화 등 주요 현안에 관한 국제사회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자료에는 양국간 제3국 원전 수출 관한 논의 내용은 빠졌고 관련 회담 사진조차 배포하지 않았다. 또 미 에너지부 홈페이지에는 안 장관 면담관련 자료 게시 또는 일정 공지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안 장관이 워싱턴D.C에 머무르는 기간에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도 현지에서 웨스팅하우스 측과 실무 협상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양국 에너지장관 면담에서 한미 양국의 제3국 원전 수출에 관한 논의가 빠질 수 없는 의제로 귀결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당시 안 장관 출장에는 갑작스럽게 꾸려졌으며 원전국장도 동행했다.

이에 따라 지난주 안 장관과 황 사장 동반 방미 일정은 한수원의 체코 원전 최종 선정을 앞두고 웨스팅하우스와의 법적 분쟁 해소가 급선무로 이뤄졌지만 정작 중요 관련 내용은 비밀리에 부치면서 알맹이 빠진 자료만 배포한 셈이다.

에너지에 정통한 전직 한 관료는 “지재권 분쟁보다 더 중요한 것은 원전 부품 공급망 문제”라면서 “웨스팅하우스가 원전 부품을 대부분 제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가 원전 수출시 부품자립화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한다”고 지적했다.

※[세종백블]은 세종 상주 기자가 정부에서 발표한 정책에 대한 백브리핑(비공식 브리핑)은 물론, 정책의 행간에 담긴 의미, 관가의 뒷이야기를 전하는 연재물입니다.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공무원들의 소소한 소식까지 전함으로써 독자에게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전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