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7일 열린 제1회 김천김밥축제
10만명 몰리면서 김밥 조기 품절 사태
방문객들 “김밥 먹으려면 2시간 걸려”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경북 김천 '김밥축제'에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김밥이 조기에 매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일부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축제 준비와 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6~27일 김천시는 사명대사공원 및 친환경생태공원 일대에서 ‘제1회 김천김밥축제’를 열었다. MZ세대를 대상으로 ‘김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김밥천국’이라는 답변이 상당수를 차지하자 김밥축제를 기획한 것이다.
이 행사는 김천시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면서 일찍부터 기대를 모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김천이 어딘지 몰랐는데 가고 싶어졌다" 등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실제로 행사장에는 2만 명이 방문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5배에 달하는 10만여 명이 찾았다.
하지만 김밥축제는 기대를 한껏 부풀렸던 것과 달리 미흡한 준비로 축제 참가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준비한 김밥이 오후 2시부터 소진되면서 방문객들이 김밥을 먹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일도 벌어졌다.
행사 이튿날인 27일 오후 2시쯤 시는 SNS로 “현재 시각 이후로 모든 김밥존 판매를 종료한다”면서 “충분한 양을 준비했으나 김밥 특성상 만드는 시간이 오래 걸려 현재 줄을 서 계신 분들에게만 제공해 드려도 행사종료 시간이 다가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알렸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방문객들이 불만 섞인 반응이 올라왔다. 한 방문객은 "김밥을 미리 싸놓지 않고 계속 밥을 해서 만들고 있다"며 "한참 줄 서있는데 줄줄이 매진...다들 김밥천국이 아니라 김밥지옥, 김밥무덤, 김밥천불이라 한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방문객은 "김밥 한 줄 먹으려면 1시간 반 서 있어야 하고 스님들이 하는 김밥 맛있다는데 먹으려면 2시간 걸리더라"고 말했다.
시 외곽의 한적한 곳에서 행사가 열리면서 교통체증 때문에 불편을 겪었다는 후기도 이어졌다. 방문객들은 "사람이 예상 이상으로 너무 많이 몰려서 진입하는데 2시간 걸린다", "세 시간 만에 겨우 주차했는데 김밥존은 꼭대기에 있었다. 1km 걸어 올라갔더니 김밥 마감됐다"고 했다.
하지만 혹평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김천시 SNS에는 네티즌들의 응원이 잇따랐다. 한 네티즌은 “직지사 너무 예뻤고 뻥튀기 그릇 다회용 그릇 아이디어 최고였다"며 "사람들이 많이 몰려 당황 많으셨겠지만 못 먹고 오래 기다린 사람들에게 죄송해 하지 말고 더 잘 준비해서 내년에도 꼭 돌아와 달라"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1회차가 이렇게 대박칠 줄 누가 알았겠나. 축제 기획부터 준비 진행까지 너무 고생 많으셨다. 예상치도 못하게 사람이 그렇게 많이 왔는데 인명 사고 안 난 것만 해도 성공한 축제 아닐까요. 담당자분들 정말 고생 많으셨다"고 말했다.
자신이 김천시민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김천 인구는 15만명에 김밥축제를 처음 여니 사람이 많이 올 거라 예측을 못 했다. 그런데 10만명이나 왔다"며 "행사에 김밥을 무려 1만줄을 준비했다. 사실 이것도 너무 많은 것 아니냐고 걱정할 정도인데 10만명이나 몰려서 ‘오전 컷’이 나버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축제에서는 오단이김밥, 톳김밥, 다담김밥, 사명대사호국김밥, 지례흑돼지김밥 등 다양한 김밥이 판매됐다. 김밥쿠킹대회, 김밥 배달게임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고, 노래 ‘김밥’을 부른 가수 자두의 초청 공연도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