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자 1344명 가운데 여성 23.4%

성별 고정관념·성차별 등이 정계 진출 걸림돌

성차별 때문?...日 중의원 후보 중 여성 비율 20%
지난 15일 일본 가나가와현 오다와라의 기차역 앞에서 자민당(LDP) 소속 카렌 마키시마 중의원이 선거 유세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27일 치러지는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 후보 가운데 여성이 10명 중 2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렵다’는 여성에 대한 편견과 성차별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번 중의원 선거 전체 출마자 1344명 가운데 여성은 23.4%(314명)로 집계됐다. 집권당인 자민당 후보 중 여성 비율은 16%, 야당인 입헌민주당은 22%다.

여성 출마자는 직전 선거였던 2021년에 17.7%였던 것과 비교하면 5.7%포인트 늘어 중의원 선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의 비율의 낮은데다, 자민당이 밝힌 2025년까지 중의원 여성 후보 비율 35%로 확대라는 목표치에 한참 못 미친다.

현재 일본 중의원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다른 주요 7개국(G7)의 여성 의원 평균 비율이 30%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일본에서 여성 의원들의 비율이 적은 배경에는 고질적인 성차별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 내각부가 지난 2020년 지방의원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 여성 의원은 58%가 괴롭힘을 당했다고 대답해 남성 의원(33%)보다 괴롭힘에 더 많이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하루미 요시다 중의원은 선거운동 당시 시민들이 간판을 걷어차고, “여자가 감히 말대꾸를 한다”는 등의 성차별적인 발언을 들었다고 했으며, 노다 세이코 전 총무상 역시 과거 술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자민당에서 중의원 후보로 출마한 마키시마 카렌 의원은 영국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여성 후보들은 일본 정치에서 여성이 적합하지 않다는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사회에서 여성들이 여전히 육아, 노인 돌봄 등 부담이 큰 것도 정치 진출을 막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AP 통신은 “일본 중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와 도쿄를 정기적으로 오가는 업무와 가정의 균형을 맞추는 것에 특히 어려워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니시무라 치나미 입헌민주당 중의원도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어 지방 의회로 돌아가는 여성 의원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성 평등 전문가들은 중의원에서 여성 의원 비율을 높이기 위해선 여성 할당제 등 계획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자민당의 이나다 도모미 간사장 대리는 로이터에 “여성 할당제 시행을 적극 추진하는 등 세부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