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밤문화’ 그린 귀족 출신 화가…로트렉 탄생 160주년 기념전 [요즘 전시]
로트렉의 작품 ‘목욕 중인 여인-욕조’. 그림 속 인물은 매춘부로 그의 일상이 오롯이 녹아든 작품이다.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현대 그래픽 포스터의 선구자로 꼽히는 프랑스 귀족 가문의 작가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Henri de Toulouse Lautrec·1864~1901년) 탄생 160주년을 기념한 전시가 진행 중이다.

마이아트뮤지엄은 내년 3월 3일까지 로트렉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몽마르트의 별’ 전시를 연다. 로트렉은 ‘벨 에포크’ 시대 프랑스 파리 밤문화를 특유의 도발적인 필체로 표현한 석판화로 이름을 알린 예술가다. 화가, 판화가, 삽화가로 활동한 그는 특정 유파에 속하지 않고 당대 아방가르드 예술의 중심지였던 몽마르트에서 다양한 예술을 그대로 흡수했다.

무엇보다 심리적 결핍과 비운의 생애를 강조해온 이전의 경향에서 벗어난 로트렉의 작품세계를 알 수 있는 전시다. 신체적 장애에 개의치 않고 사람들과 교류를 즐긴 그의 호방함, 어떠한 유파에도 속하지 않으며 자유롭게 새로운 예술을 받아들인 그의 보헤미안적 실험정신, 특히 화려함과 저급함 이면의 인간미를 관찰했던 그의 휴머니즘이 강조됐다.

전시장에는 로트렉의 작품과 함께 아르누보 포스터 황금기를 이끈 알폰스 무하, 쥘 세레, 테오필-알렉상드르 슈타인렌을 비롯한 13명의 작품을 망라하는 159점의 석판화도 걸렸다.

역동적인 귀족 문화에 조화될 수 없었던 로트렉은 그림을 그리며 외로운 시간을 달랬다. 그는 가문의 영향력으로 당대 저명한 화가들에게 미술을 배웠으나 1880년대 중반 스승의 울타리에서 벗어났다. 이윽고 그는 몽마르트에 정착해 파리의 보헤미안들을 자유롭게 그리기 시작했다. 유흥문화가 성행한 그곳에서 로트렉이 이끌린 대상은 무희, 연예인, 카바레 인물 등 유명인사들이었다. 특히 직업 여성의 평범한 일상에 애착을 갖고 그들 각각의 개성을 그림에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