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서 답변
‘축구협회 사유화’ 의혹 말하자 “그간 투자 고려”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두 번째로 국회에 출석한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이 ‘현대가(家)의 협회 사유화 의혹’에 “그동안 투자를 고려해달라”고 답했다.
정 회장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대가가 31년째 협회를 장악했다’고 지적하자 “(현대 계열 기업들이) 남녀 프로팀을 4개 이상 운영하고, 연령별 대표팀도 10개 이상 운영한다”며 “구계에 1500억원 이상 투자하고 있다. 그런 부분도 고려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 1993년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31년째 협회가 현대 그룹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지적에 공개적으로 ‘그간의 공을 알아달라’는 취지로 답한 것이다. 정 회장이 언급한 구단은 프로축구 전북 현대·울산 HD·부산 아이파크, 여자실업축구 인천 현대제철이다. 이 의원이 이 발언이 사실인지 입증할 자료 제출을 요구하자 곧장 정 회장은 응하겠다고 했다.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련해 재차 질의하자 “1500억원이지 2000억원인지 정확한 액수는 모르겠는데, 상당하게 투자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각종 논란 속에서도 한국 축구의 수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나도 축구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축구협회장으로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생각한다”며 “회사도 잘 경영해 세금도 많이 내고,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정 회장은 협회와 HDC현대산업개발 사이 유착 의혹에 사익을 챙긴 적이 없다는 입장도 되풀이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제기한 ‘대한축구협회 사유화’ 의혹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딱 잘라 말한 것이다.
배 의원은 HDC현대산업개발 소속 직원이 축구협회의 핵심 사업인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설 과정을 주도한다고 지적하며 정 회장이 협회를 통해 사익을 취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강하게 추궁했다.
이에 정 회장은 건축주인 축구협회에는 건설업에 정통한 인력이 없는 만큼 시공사인 동부건설을 잘 관리하는 노하우를 전달하려 인력을 파견한 것이라 해명했다.
정 회장은 “우리 현산(HDC현대산업개발) 직원 한 사람이 노하우를 많이 전달해 동부건설이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했던 것”이라며 “내 입장에서는 1250억원이 들어가는 사업이라 최대한 잘 도와주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문체위 현안 질의 당시에도 자신이 경영하는 HDC현대산업개발이 대한축구협회와 관계를 통해 별도 이익을 본 일이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