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순익 시장전망 상회…누적 4.3조
시장금리 하락 따른 이자이익 감소 영향
비은행 계열사 기여도 44%로 확대
양종희 회장, 밸류업 방안 직접 발표
“업계 최고 주주환원율”…40% 이상 목표
자사주 연평균 1000만주 매입·소각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KB금융그룹이 3분기 비이자이익을 중심으로 1조6000억원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시장 예상을 웃도는 견조한 실적을 냈다. 이에 힘입어 KB금융은 내년부터 보통주자본비율(CET1)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환원하는 등의 내용의 밸류업 방안을 내놨다.
KB금융 3분기 순익 1.6조, 누적 4.3조…비은행 기여도 확대
24일 KB금융이 발표한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KB금융은 3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614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에 비해 6.8% 감소한 수치이긴 하지만, 1조4000억~1조5000억원을 예상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이다.
비이자이익이 1조341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9% 증가했지만, 순이자마진(NIM)이 전분기 대비 13bp(1bp=0.01%포인트) 하락한 영향으로 이자이익이 축소됐다. 2분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충당부채 일부 환입 등 일회성 이익의 기저효과도 작용했다. 다만, 일회성 요인을 뺀 경상적 기준으로는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올해 3개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4조3765억원) 대비 0.4% 증가한 4조3953억원을 나타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NIM 축소, 경기둔화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에서도 비은행 계열사의 양호한 성과와 건전성 관리 노력에 힘입어 전년 동기와 유사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증권, 보험, 카드 등 비은행 부문 기여도(3분기 누적)는 지난해 37%에서 올해 44%로 확대됐다.
시장금리 하락에 NIM 내렸지만 건전성·자본비율 ‘양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1.26%로 전년 동기 대비 0.42%포인트 내렸다. 다만, 특이요인을 제외한 경상적 ROE는 12.41%로 지난해 3분기(12.14%)보다 올랐다. 총자산이익률(ROA)은 0.80%를 나타냈다.
NIM의 경우, 그룹 2.05%, 은행 1.81%로 전분기 대비 13bp 내렸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자산 리프라이싱 가속화, 주택담보대출 급증 등에 따른 전반적인 자산수익률 하락에 기인했다. 경영 효율성 지표인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6.5%로 40%를 하회하는 양호한 수준을 지속했다.
그룹의 자산건전성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68%로 전분기와 비슷한 수준에서 방어했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1.60%로 4bp 떨어졌다. 3분기 누적 기준 그룹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0.41%를 기록하며 안정적 수준을 나타냈다. 충당금 전입액은 3분기 4981억원, 누적 1조4792억원으로 다소 감소했다.
9월 말 기준 CET1비율과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각각 13.85%, 16.75%를 보였다. CET1비율은 전분기보다 25bp 상승한 것이다. 대출 증가에 따른 위험가중자산(RWA) 증가에도 불구하고 그룹 차원의 철저한 자본관리 노력과 견조한 순이익 증가에 힘입어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그룹의 총자산은 9월 말 현재 745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리자산(AUM)을 포함한 총자산은 1260조2000억원이었다.
시장금리 하락 탓 3분기 은행 순익 감소…누적으로는 全계열사 선방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3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112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3분기 누적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8.3% 줄어든 2조6179억원을 기록했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대출자산 수익률이 감소하며 이자이익이 축소된 영향이 컸다.
9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362조원으로 전분기 대비 2.9%, 전년 말 대비 5.9% 증가했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의 전년 말 대비 증가율은 각각 5.8%, 6.0%였다.
KB증권은 3분기에 증시 부진으로 4.2% 감소한 170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지만, 3개 분기 누적으로는 전년 대비 51.4% 증가한 5468억원의 순익을 냈다.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7400억원, 37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8%, 36.0% 증가했다.
KB라이프생명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768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KB표 밸류업’ 발표…CET1 13% 초과자본 환원, 자사주 年 1000만주 매입·소각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결의한 ‘KB의 지속가능한 밸류업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내년부터 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하는 내용이다. 올해 말 13%가 넘는 잉여자본은 내년 1차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내년 연중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내년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CET1비율과 연계한 주주환원은 JP모간 등 글로벌 금융회사에서 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KB금융은 ▷ROE 10% 이상 ▷CET1비율 13% 이상 등 목표를 바탕으로 총주주환원율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놓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37.7%를 기록했던 총주주환원율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이 같은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주당가치 성장’으로 주주환원의 프레임을 전환해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10% 수준, 자사주 매입·소각 연평균 1000만주 이상을 유지하겠다는 목표다.
이와 더불어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수익성 강화 계획과 더불어 RWA 성장률을 과거 10년 평균 수준(6.1%) 이하로 관리해 CET1비율을 연간 13% 중반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구체적 방향도 제시했다.
KB금융 관계자는 “단순히 총주주환원율 목표를 제시하는 경쟁에서 벗어나 본질적인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방안이 주주환원과 연결돼야 진정한 주주가치 제고를 실현할 수 있다는 철학을 갖고 이번 밸류업 공시를 준비했다”며 “KB의 지속가능하고 예측가능한 주주환원 프레임이 대한민국 금융회사 주주환원의 표준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