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상호금융·지방銀·인뱅에 “공격적 영업행태 문제 있어”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강화하고 있는 정부가 “2금융권 풍선효과를 대비해 다양한 관리조치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또 보험·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을 비롯해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을 향해 “가계부채 관리강화 기조에 맞지 않는 공격적 영업 행태를 보이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23일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은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참석자들에 이같이 전했다. 이번 회의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자율관리 강화로 인해 풍선효과가 우려됨에 따라 제2금융권(보험업권·여전업권·저축은행업권·상호금융권) 및 지방은행·인터넷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를 점검·관리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와 전 금융권 협회, 지방은행(부산·대구·경남), 인터넷은행 3사 등도 참석했다.
금융위는 이날 회의에서 지난 9월 19일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빅컷(0.5%포인트 인상), 10월 11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0.25%포인트 인상) 등 글로벌 기준금리 피벗이 진행되며 가계부채 증가 압력이 누증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9월달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해 아직은 긴장을 늦출 때가 아님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했다.
실제 금융위에 따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8월 9조7000억원 증가했지만, 9월에는 그 증가폭이 5조2000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참석자들은 지금과 같은 엄격한 가계부채 관리기조를 유지해나가야 한다는 점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장의 추가적인 금리인하 기대감에 따라 주택 구매 수요가 다시금 확산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자칫 가계부채 관리를 조금만 소홀히 하여도 언제든 증가세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며 “가계부채 비율의 하향 안정화 추세가 확실해질 때까지는 지금과 같은 엄격한 관리기조를 유지해 나가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점에 뜻을 모았다”고 했다.
권 사무처장은 회의에서 최근 가계대출 잔액이 늘고 있는 보험과 상호금융권, 그리고 지방은행 및 인터넷은행을 콕 짚어 지적했다. 그는 “금융당국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하향 안정화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범위 내에서 빌리고(빌려주고), 처음부터 나눠 갚는 대출관행 정착을 위해 일관되고 확고하게 노력하고 있다”며 “9월 이후 은행권 스스로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대출 수요가 다른 업권으로 옮겨갈 수 있으나, 보험·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에서 가계부채 관리강화 기조에 맞지 않는 공격적 영업 행태를 보이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일선 창구에서 주담대 중심의 과당경쟁이나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과잉대출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가계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옮겨붙는 풍선효과에 대해서도 다양한 조치를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권 사무처장은 “각 업권별 가계부채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풍선효과가 커지는 것에 대비하여 다양한 관리조치를 검토중”이라며 “각 업권별로 부여된 역할이 조금씩 다른 만큼, 인터넷은행 및 제2금융권은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손쉬운 영업에 치중하기보다는, 은행권에서 충족되기 어려운 다양한 자금수요나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공급 등에 차질이 없도록 본연의 역할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