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4명이 피해 학생 모래 먹이고 짓눌러
학부모들 “솜방망이 처벌, 괘씸” 23일 근조화환 시위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학교폭력 사건이 벌어진 경기 성남시 분당의 한 초등학교를 근조화환 100여개가 에워쌌다.
23일 오전 서현31호 어린이공원 인근 초등학교 앞에서는 해당 지역 학부모와 주민들이 참여한 근조화환 시위가 열렸다.
학생 4명이 한 학생을 상대로 공원에서 과자와 모래를 섞어 먹이고, 게임 벌칙 수행을 이유로 몸을 짓누르는 등 폭력 사건이 발생한 학교다.
초등학교 길을 따라 늘어선 화환 100여 개에는 “아이야 분당 엄마들이 함께 할게', '반성하고 사퇴하세요', '불공정한 세상을 배우게 하시면 안돼요' 등의 문구가 담겼다.
자녀와 등굣길을 함께한 한 학부모는 "초등학생으로서 할 수 없는 행위를 했는데도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는 게 학부모 입장에서 너무 괘씸하다"고 한 매체에 말했다.
이번 시위는 해당 학교의 학폭에 분노한 지역 주민 600여 명이 단체대화방을 중심으로 모이면서 이뤄졌다. 학부모들은 학교 폭력 근절과 가해자 처벌, 가해 학부모 중 한 명인 A시의원의 사퇴를 촉구하는 근조화환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주민들은 학교에 오고 가는 길에 화환을 접할 아이들을 배려해 문구에 욕설이나 과도한 비방은 쓰지 않기로 했다. 대신 따뜻한 응원의 말과 가해자들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절제된 문구를 쓰기로 했다.
근조화환 시위 현장 사진이 공개되자 블라인드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네티즌들의 공감과 응원이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집값 떨어진다고 쉬쉬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분당 엄마들 멋지다”, “역시 분당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이 초등학교에서는 올해 4~6월 학생 4명이 한 학생을 상대로 공원에서 과자와 모래를 섞어 먹이고, 게임 벌칙 수행을 이유로 몸을 짓누르는 등 폭력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폭력 정도가 심각했지만 도 교육청은 가해학생 중 2명에게는 서면 사과와 학급 교체, 가담 정도가 덜한 2명에게는 서면 사과와 봉사 4시간 등의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가해 학생 가운데 성남시의원의 자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당사자로 지목된 시의원 A씨는 지난 17일 “부모된 도리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제 책임이 크다”며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지역구가 같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탈당을 요구하는 등 탈당 압박이 거세지자 같은 날 소속 정당이던 국민의힘을 탈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