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한의학회·의대협회 협의체 참여 의사 밝히자 환영

한동훈 “국민 건강만 보고 가야…협의체 출범해 문제 풀자”

野 “전공의 복귀와 의협 참여 없이 협의체 제 기능 못할 것”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가시화…출범 조건 놓고는 여야 이견[이런정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양근혁·안대용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월초부터 공을 들여온 여야의정 협의체에 일부 의료계 단체가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협의체 구성이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여야는 협의체 출범 시기에 대해선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여권은 신속하게 협의체를 출범해 공식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의정 갈등 핵심 주체인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복귀 및 가장 큰 의료단체이자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 등의 동참 없이는 구성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핵심관계자는 23일 헤럴드경제에 “의료계가 협의체에 참여하면 야당도 함께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의료계 참여가 가닥이 잡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야당과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야당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권은 이르면 다음주 여야의정 협의체의 공식적인 출범을 기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의료계 학술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가 지난 2월 시작된 의정갈등 이래 의료단체 중 최초로 정치권과 대화하겠다는 의사를 보인만큼 협의체 출범을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 역시 조속한 협의체 출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 대표는 전날(22일) 대한의학회와 KAMC·의대협회가 협의체 참여를 결정하자 곧장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날 오후 인천 강화 풍물시장을 방문해 강화군수 보궐선거 당선 감사 인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협의체 출범에 대해 “이제 날씨가 추워지지 않겠나”라며 “더 늦어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건강 하나만 보고 가면 된다. 그것 하나만 가지고 협의체가 출범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가시화…출범 조건 놓고는 여야 이견[이런정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반면 민주당은 이들 단체의 참여 결정에는 환영 의사를 밝혔지만 당장 협의체가 가동되기는 어렵다고 주장한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유일 법정 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 참여가 없는 이 정도 상태로 협의체가 실효성이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며 “참여 의사를 밝힌 두 단체가 의사단체를 대표하지 못하기 때문에 의료대란 해법에 대해 책임감 있는 논의가 될 수 있겠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물론 여야의정 협의체는 필요하지만 전공의 단체, 그리고 의사협회처럼 지금의 문제에 있어서 가장 핵심적인 갈등 주체라고 할 수 있는 단체가 참여해야 한다”며 “이들 참여 없이 아무리 이야기를 해봤자 실질적인 의결 기구의 기능을 하긴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도 “구성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며 현재 상태로는 협의체의 출범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위는 전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진정한 목표는 의료대란을 해소하고, 국민이 안전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복귀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와 여당이 이번 사태를 진정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고,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협의체 출범의 필수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전공의 단체와 의협의 참여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허울뿐인 협의체에 참여할 의향 없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과 함께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손정호·김서영·조주신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