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범어사 이어 전통시장도 찾아

“고민 담은 자연스러운 심정 나온 것”

‘민심 눈높이’ 행보 이어갈 듯

尹 “돌맞고 가겠다”…특검 압박 속 연일 ‘개혁 외길’ 의지 [용산실록]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부산 금정구 범어사를 찾아 차담 뒤 주지 정오스님(오른쪽)이 쓴 무구무애(無垢無碍) 족자를 선물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방장 정여스님, 윤 대통령, 주지 정오스님.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 부산 방문차 범어사를 찾아 언급한 심경이다. 한동훈 대표와의 면담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마이웨이’ 의지를 연일 밝히고 있다. 대통령실도 “대통령은 해오던 대로 끝까지 하실 것”이라며 각종 압박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피력 중이다.

윤 대통령은 부산 범어사를 찾아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평소 부산 방문 때마다 이 곳을 찾지 못한 점을 아쉬워한만큼 이번에 시간을 내 방문을 전격 결정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요새 여러가지 고민이 많으니 자연스럽게 (업보로 생각, 돌 던져도 맞겠다) 그런 말이 나오셨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범어사 방문 뒤 부산 초량시장도 찾았다. 대통령실은 그동안 윤 대통령의 시장 방문을 두고 야당의 흠집내기가 반복됐던만큼 이를 조심스러워해온 터였다. ‘대파 발언’이나 ‘멍게에 소주’ 등을 두고 논란이 됐던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민생 행보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만큼 시장 방문도 성사됐다는 설명이다. 이와 동시에 각종 압박을 국민과의 소통으로 타개하려는 뜻으로도 읽힌다.

이날 윤 대통령은 청년 사장이 운영하는 과일가게에 들러 격려하고, 아동 옷가게 앞에서 만난 아이와 사진을 함께 찍기도 했다.

낮은 지지율, 개혁 동력 확보 외에도 당정갈등 요소가 재촉발된 점은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야당은 국정감사 후 내달 초 본회의에서 김 여사 특검법을 안건으로 다시 상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거대 야당과 맞서야하는 상황에서 여권 분열 가능성까지 안게된 형국이다.

한 대표와의 면담은 오히려 여당 내 갈등은 물론 당정간 간극을 벌렸다는 평가마저 나오는 분위기다. 한 대표는 김 여사 특검법의 처리 가능성을 우려하는 강도높은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에 “우리 의원들이 헌정을 유린하는 야당과 같은 입장을 취할 경우 나로서도 어쩔 수 없겠지만 나는 우리당 의원들을 믿는다”고 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위헌 법안에 찬성하는 여당 의원이 과연 있겠냐”는 취지라고 전했다.

한편 내달 10일 임기 반환점을 앞둔 가운데 대통령실은 여러가지 소통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쇄신 방향을 밝힐 가능성에 대해 “아직 형식이나 시기가 정해진바는 없다”면서도 “해외순방이 있기 때문에 형식을 정해 전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