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테슬라·24일 아마존(추정) 실적 발표
테슬라 3분기 순익 전년 동기 대비 감소 전망
美 기업 실적 기대치↓…대선 변동성에 촉각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이번 주 뉴욕증시는 미국 대형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기다리고 있다. ‘실적 빅위크’라고 불리는 주인만큼 한 주 동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상장된 회사 중 20%가량이 실적을 보고한다. 특히 주목되는 기업은 테슬라와 아마존이다.
지난주 넷플릭스와 TSMC의 호실적이 한차례 시장을 이끈 바 있어 이번 주 서학개미들의 관심을 받는 기업들의 연이은 실적 발표가 더 주목된다.
17일(현지시간) 넷플릭스가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가입자 수는 전 세계에서 507만명 늘어 총 2억8272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 452만명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넷플릭스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 정규 거래에서 전 거래일 대비 2.04% 내린 채 마감했지만,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5% 안팎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따라서 테슬라와 아마존도 우수한 실적을 보고할 경우 시장의 심리는 전반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최고가를 경신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달리 3대 지수 중 상승세가 더뎠던 나스닥종합지수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0.96% 올랐다. 한 주간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85%, 0.8% 올랐으며 특히 지난주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여러 차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 테슬라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가격을 인하하면서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시장은 테슬라의 3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테슬라가 로보택시를 공개하고도 시장에서는 다소 실망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센서를 활용하는 경쟁 업체 대비 카메라만을 사용하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방식은 가격 경쟁에서 우위에 있으나 신뢰성에는 논란이 있다”며 기술과 안전 규제 장벽을 돌파할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로보택시 실망감에 국내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주가는 상승 촉매제를 찾지 못했던 만큼 이번 실적은 더욱 중요하다. 테슬라의 실적은 23일 발표된다.
이외에 우량주인 제너럴 모터스,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 UPS가 실적을 발표한다. 코카콜라, 록히드 마틴, GE 에어로스페이스, 사우스웨스트 항공도 실적을 공개한다.
다만 미국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지 않다는 것은 투자자들에게는 안도가 될 수 있는 요인이다.
금융조사기관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 상장 기업들의 3분기 순익 증가율 전망치는 4.1% 정도로 형성되어 있다. 이는 두 자릿수 순익 증가율을 기록한 직전 분기에 비해 크게 낮고, 12.5%의 성장세가 관측된 4분기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
무엇보다 현재 뉴욕증시는 3주도 채 남지 않은 미국 대선으로 변동성이 크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대외 여건 속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확실히 믿을 수 있는 기업들의 실적으로 시선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주요 거시 경제 지표로는 미국의 제조업과 서비스 업황의 건전성을 알아볼 수 있는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있다. 이외에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 내구재 수주, 경기선행지수, 소비자태도지수,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제조업 지수 등이 발표된다.
한편 한국 기업도 연이어 실적 발표가 예정돼있다. 22일 삼성바이로직스부터 시작해 ▷23일 삼성물산·우리금융지주▷24일 SK하이닉스·현대차·기아·KB금융 ▷25일 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현대모비스(25일) 등이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네덜란드 반도체 설비기업 ASML이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수주 실적이 포함된 3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이로 인한 충격으로 관련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한 바 있다. 지난 16일 삼성전자는 6만원선이, SK하이닉스는 19만원선이 각각 붕괴됐다.
따라서 이번 주 역시 우리 증시에 영향을 줄 만한 다수 미국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미국 대선 등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 이슈가 많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11월 미국 대선까지 변동성 국면”이라며 “한국도 수출주보다는 경기 연관도가 낮은 테마들이 2025년 시장을 견인할 수 있어 고배당·가치주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