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연루, 그녀들은 지금

적과의 동침 vs 그는 나의 우상.

세계 유력 인사들과 성추문에 휩싸인 여성들은 사건 이후 피해상황을 드러내거나 염문 남성을 두둔하는 상반된 태도를 보여왔다.

1995~96년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의 섹스 스캔들로 세상을 발칵 뒤집어놨던 모니카 르윈스키(39)는 사건 이후 두 차례 자서전을 발간하면서 클린턴과의 애정 행각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르윈스키는 1999년 ‘모니카의 이야기’라는 첫 번째 회고록으로 500만달러(한화 55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당시 인터뷰 한 건당 100만달러(약 11억원)를 받으며 핸드백 사업, 방송 프로그램 진행, 다이어트 제품 홍보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변신에도 사건 발생 18년이 지난 지금 “르윈스키는 자신의 삶에서 진정한 소명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신문은 “르윈스키가 결혼도 하지 않고, 아이도 갖지 않았으며, 심지어 데이트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세월 속에 묻혔던 르윈스키는 최근 ABC의 베테랑 기자 바버라 월터스에 의해 다시 부각됐다.

내년 5월 은퇴를 선언한 월터스는 마지막 인터뷰 대상자로 교황, 엘리자베스 2세와 함께 르윈스키를 꼽았다. 그는 “르윈스키 삶을 업데이트하고 싶다”며 “르윈스키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월터스는 1999년 르윈스키를 인터뷰하면서 “나중에 아이들에게 이 사건을 어떻게 말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르윈스키는 “엄마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Mommy made a big mistake)”고 말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세계 지도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여성은 법정분쟁을 벌여 배상금을 받기도 한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IMF 총재의 성폭행 피해자인 호텔 종업원 나피사투 디알로(33)는 스트로스칸을 상대로 민ㆍ형사상 소송을 벌여 150만달러의 배상금을 받았다.

이탈리아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미성년 섹스 상대로 지목된 모로코 출신 나이트클럽 댄서 엘 마루그(일명 루비ㆍ20)도 법정에 섰다. 그녀는 17세였던 2010년 파티 당시 베를루스코니와의 성관계를 부인하면서 ‘붕가붕가’ 섹스파티 참석자들 면면과 퇴폐 분위기를 진술했다.

세계적 인사와의 섹스 스캔들에 연루된 여성들이 모두 상대 남성에 적대적인 것은 아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1997년 혼외정사로 아들 조지프(14)를 낳은 가정부 밀드레드 바에나(51)는 “아널드는 좋은 남자다. 그도 계속된 파문으로 괴로워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는 여전히 마리아(슈워제네거의 부인)를 사랑한다. 이 모든 파장이 잘 해결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리아 부인에게 무릎 꿇고 사죄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다나카 가쿠에이 전 총리의 내연녀였던 게이샤 쓰지 카즈코는 자서전 ‘열정-다나카 가쿠에이를 사로잡은 게이샤’를 출간하면서 “다나카와 같은 정치인은 두 번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그와의 추억을 기억하기 위해 책을 썼다”고 말했다. 쓰지는 다나카 전 총리와의 사이에 2남1녀를 뒀다.

천예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