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인플레율 30% 안팎 전망 美테이퍼링 탓 환율불안도 심화

아르헨, 인플레 · 적자(재정적자) · 환율 ‘3중苦’

아르헨티나 경제가 내년에도 30%에 달하는 인플레율과 환율 불안, 재정적자라는 3중고를 겪을 전망이다. 올 한해 신흥국 중에서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는 하락세를 멈출 기미가 없다.

25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민간 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인플레율을 30% 안팎으로 예상했다. 유명 컨설팅 업체들이 내놓은 내년 인플레율 전망치는 26.6∼33%로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아르헨티나 정부의 전망치는 10.4%지만 올해 전망치인 11%도 민간의 27.5%와 큰 차이를 보이며 신뢰를 잃은 상황이다. 노동계는 임금 협상의 주요 기준이 되는 인플레율 전망에서 민간의 편을 들고 있다. 만약 임금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해 노동계가 반정부 투쟁에 나서게 되면 이는 사회갈등 요인을 한꺼번에 터뜨리는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가격동결 조치를 내놓고 있지만 인플레를 잡기에는 힘겨워 보인다. 내년 1월 1일부터 187개 주요 생필품의 가격을 동결해 3월 말까지 적용하며, 상황에 따라 연말까지 연장될 수 있다. 가격동결 조치는 이번이 세 번째로 정부는 지난 2월 1만2500개, 5월에는 500개 품목의 가격을 동결한 바 있다.

미국이 내년 1월부터 테이퍼링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뒤 환율불안도 심화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올해 110% 떨어졌다. 달러 대비 통화가치 하락률은 20%가 넘으며 이는 모건스탠리가 선정한 5대 취약 통화보다도 높은 수치다. 전문가들은 “재정 적자 확대와 페소화 가치 하락은 ‘인플레 화로’에 장작을 던져넣은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올해 1∼11월 재정 적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3% 증가했다. 특히 일부 지방정부는 공무원 월급을 주지 못할 정도로 재정난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연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