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정규앨범‘ 셧 업 앤 댄스’ 발매한 로큰롤라디오
‘대한민국 라이브뮤직 콘테스트’ ‘헬로루키 연말 결선’ 잇단 대상
YB 테크니션으로 수년간 활동 다양한 무대 경험 앨범에 녹여
밴드 로큰롤라디오의 최근 행보는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지난해 ‘대한민국 라이브뮤직 콘테스트’ 대상을 거머쥔 로큰롤라디오는 뒤이어 ‘쌈지 사운드 페스티벌’에서 ‘숨은 고수’로, CJ아지트의 신인 뮤지션 발굴 사업 ‘튠업(Tune Up)’ 11기 뮤지션으로 선정되며 파란을 일으켰다. 여세를 몰아 지난 5월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헬로루키’로 선정된 이들은 지난달 ‘헬로루키 연말 결선’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굵직한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왕좌는 어김없이 로큰롤라디오의 차지였다.
결성 초기 각종 오디션에서 음원 심사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그저 그런 밴드였던 로큰롤라디오가 경이로운 결과를 이끌어낸 비결은 초인적인 연습이었다. 로큰롤라디오는 지난해에만 무려 100여 회의 공연을 벌였다. 무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실전 경험을 쌓은 이들은 흔한 앨범 한 장 없이 탄탄한 라이브 실력만으로 입소문을 얻어 지산월드록페스티벌, 그랜드민트페스티벌 등 굵직한 록페스티벌 무대의 러브콜을 받았다. 첫 정규 앨범 ‘셧 업 앤 댄스 (Shut Up And Dance)’를 발매한 밴드의 멤버 김내현(보컬ㆍ기타), 김진규(기타), 이민우(베이스), 최민규(드럼)를 최근 서울 서교동 연습실에서 만났다.
김내현은 “지난해 KBS 2TV ‘톱밴드2’에서 우리와 맞붙은 밴드 고고보이스가 긴장하는 가운데에서도 확실하게 무대를 장악하는 모습을 보고 긴장을 극복하는 비결은 실전 경험이란 깨달음을 얻었다”며 “공연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무대에 올랐다. 한 달에 스무 번 이상 공연을 벌이기도 했고 심지어 하루 동안 각각 다른 클럽에서 3회에 걸쳐 공연을 치른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로큰롤라디오는 결성 2년차 신인 밴드이지만 매미가 오랜 세월 우화(羽化)를 기다리듯 밑바닥에서 쌓아온 세월의 두께가 만만치 않다. 초중고 동창인 이민우와 최민규는 고교시절 김진규와 만나 함께 음악을 시작했다. 또한 멤버 모두 선배 밴드 YB의 테크니션으로 수년간 활동하며 어깨 너머로 적지 않은 것을 보고 듣고 배웠다. 여기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무대 경험은 자연스럽게 앨범으로 녹아들었다. 로큰롤라디오는 싱글이나 미니앨범으로 간을 보는 대신 정규앨범이란 돌직구로 승부를 걸었다. 앨범엔 타이틀곡 ‘원 위크(One Week)’를 비롯해 ‘레드 문(Red Moon)’ ‘낸들 어쩌겠어요’ ‘유 네버 노(You Never Know)’ ‘날 도와줘요’ 등 총 14곡이 담겨 있고 러닝타임만 해도 1시간에 가깝다. 정규 앨범이 흔했던 90년대에도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양적으로 충실한 앨범이다.
김진규는 “그동안 워낙 공연을 많이 벌인 터라 연습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많은 곡들이 쌓였다”며 “앨범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감보다 아끼는 곡을 빼야 한다는 아쉬움이 더 많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민규는 “곡에 대한 애착이 깊다 보니 더블앨범을 발매하고 싶은 욕심까지 들었을 정도”라며 “당초 상반기에 미니앨범을 발매할 계획이었지만 자연스럽게 정규앨범 발매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로큰롤라디오의 차별화된 음악적 특징은 4인조(보컬ㆍ기타ㆍ베이스ㆍ드럼) 기본 라인업으로 만들어내는 댄서블한 사운드다. 댄서블 록을 들려주는 밴드들 상당수가 신시사이저와 전자음에 기대는 모습과 대조된다. 여기에 아기자기하면서도 몽환적인 톤을 연출하는 기타 연주 위에 실린 김내현의 건조한 중저음 보컬과 김진규의 고음 코러스의 대비는 디스코의 그루브를 연상케 만든다. 김진규는 “공연장에 신시사이저를 들고 다니기 힘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기본 라인업으로 사운드를 완성하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너스레로 넘기기엔 결코 가볍지 않은 내공이 돋보인다.
로큰롤라디오는 내년 3월 국내 무대를 넘어 북미에서 투어를 벌일 예정이다. 이민우는 “예전에 무대에서 느낀 떨림은 불안함 때문이었지만, 요즘 무대에서 느끼는 떨림은 설렘으로부터 온다”며 “무대의 규모와 상관없이 우리에게 힘을 주는 존재는 공연장을 찾는 팬”이라고 말했다. 김내현은 “우리의 음악을 들을 때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라”며 “‘닥치고 춤 춰’라는 의미를 가진 앨범의 타이틀처럼 그저 몸으로 즐기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