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공화당 여성 연맹 참여…“당신에게 투표했다” 밝히기도
방영본에선 지지 표명 장면 삭제…CNN 문의엔 답 없어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언론 중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가장 친화적인 폭스뉴스가 트럼프 후보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방송 내용을 편집했다는 CNN 보도가 나왔다.
16일(현지시간) 폭스뉴스가 방영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타운홀 미팅은 여성 유권자들이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방청객 전원을 여성으로 구성했다. 하지만 CNN은 조지아주에서 열린 이 타운홀 미팅에 참석한 여성 방청객들은 조지아주 공화당 지지자이며, 이를 감추기 위해 트럼프 지지 발언을 편집해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조지아주 공화당 여성 연맹은 이날 페이스북에 행사장 사진을 게시하고 “바로 여기 조지아에서 이 행사를 ‘주최(hosting)’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는 글을 남겼는데 CNN이 이 단체와 폭스뉴스에 이 게시물에 대해 문의하자 해당 글은 “조지아에서 이 행사에 ‘참석(attending)’할 기회가 생겨 매우 기쁘다”로 수정됐다고 한다.
폭스뉴스 측은 이 행사는 공화당 지지 단체가 ‘주최’한 것이 아니며 방송국 단독 행사라고 해명했다. 폭스뉴스는 그러나 관객을 소개하는 별도의 자료 없이 “완전히 여성으로 구성된 청중과 함께 진행됐다”고만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트럼프는 리사라는 여성에게 경제와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CNN은 “리사가 풀턴카운티 공화당 여성 그룹 회장이라는 사실을 폭스뉴스가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참석자들 중 일부는 질문과 복장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임을 드러냈다.
알리시아라는 여성은 외교 정책에 대한 질문에 앞서 “현 행정부가 가장 테러리스트로 간주할 여성들로 가득 찬 방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폭스뉴스는 알리시아가 트럼프 후보에게 투표했음을 밝힌 내용을 방송 장면에서 삭제했다. CNN 기자가 현장에서 녹음한 음성에 따르면 알리시아는 트럼프에게 “저는 오늘 당신에게 자랑스럽게 투표했습니다. 그 표가 집계되기를 바랍니다”고 말했다.
CNN은 “사전 녹화된 행사나 인터뷰가 시간 문제로 편집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지만, 알리시아의 짧은 발언은 질문의 중간에 나왔으며, 나머지 부분은 방송에서 그대로 유지됐다”고 전했다.
방영본에서 누락된 또 다른 장면은 트럼프가 청중에게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 물었을 때 청중들이 “트럼프, 트럼프”하고 외치며 응원했던 모습이다. 폭스뉴스는 삭제된 발언에 대한 CNN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타운홀 미팅에 참석한 여성 청중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으며, 트럼프가 등장할 때 기립 박수를 치고 그의 답변에 종종 박수를 보냈다. 트럼프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비난하고, 해리스 부통령을 “최악의 부통령”이라고 부르자 청중들은 환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