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시가총액 1위 종목이자 대표적인 반도체주(株)인 삼성전자 주가가 또 다시 5만원 대로 내려 앉았다. 네덜란드 반도체 설비기업 ASML의 실적 충격에 삼성전자를 비록해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종목들이 일제히 급락 중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44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30% 내린 5만9600원에 거래 중이다. 전날 종가(6만1000원) 대비 2.62%(1600원) 하락한 5만9400원에 장을 시작한 삼성전자 주가는 장 초반 5만9200원까지 내려 앉기도 했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는 3.53% 내린 18만6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종가(19만2900원)보다 4.25%(8200원) 내린 18만4700원에 거래를 개시한 SK하이닉스 주가는 한때 18만3600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종목별 외국인 순매도 규모 1,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날까지 25거래일째 외국인의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2022년 3월 25일부터 4월 28일까지 기록했던 역대 최장 외국인 순매도 기록과 같아졌다. 이날까지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진다면 1999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오랜 기간 외국인 순매도 기록을 세우게 된다.
같은 시각 한미반도체(-4.29%), 디아이(-2.87%) 등도 내리고 있다.
코스닥 시장의 테크윙(-4.67%), 가온칩스(-3.94%), 리노공업(-4.20%), 하나마이크론(-3.02%) 등 반도체 관련주도 동반 급락하고 있다.
이날 반도체 약세는 ASML의 3분기 실적발표가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를 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SML은 전날(현지시간) 올해 3분기 매출 74억7000만유로, 주당순이익은 5.28유로라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31% 증가한 수치다.
다만 3분기 예약이 26억유로로,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56억유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내년 순매출 전망치도 300∼350유로로 시장 전망치 358억유로를 크게 하회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극도로 냉각시켰다.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로 중국 매출이 하락할 것이라는 점이 실적 전망을 어둡게 했다. ASML의 주가는 16.26% 폭락했다.
ASML이 생산하는 극자외선(EUV) 장비는 반도체 기업들에 필수 장비다. 실적 전망 실망감에 엔비디아(-4.69%), AMD(-5.22%), 인텔(-3.33%), TSMC(-2.64%) 등 반도체주의 주가가 연쇄적으로 급락했고 이에 따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5.28%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