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오빠 설명…“국정 개입 우려 차단 차원”

명태균 발언, 신뢰도 떨어져…휘말려선 안된다

내주 초 韓 면담, 형식·의제 등 논의 들어갈 듯

명태균 논란-韓 압박에 난처한 대통령실…“대응도 어렵다” [용산실록]
용산 대통령실.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대통령실이 명태균씨가 김건희 여사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캡처본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 “카톡에 등장한 오빠는 김 여사의 친오빠”라고 일축했다. 명 씨의 추가 폭로 예고에도 대통령실은 대응을 자제하겠다는 기류다. 명 씨 발언에 대한 신뢰를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휘말려들지 않겠다는 판단이다.

지난 15일 대통령실은 명 씨와 김 여사의 카톡 대화에 대해 “당시 문자는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라며 ‘윤 대통령 부부와 매일 6개월간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다”고 잘랐다.

명 씨는 이런 대통령실의 입장에도 추가적인 카카오톡 메세지를 가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명 씨는 “그런 정도는 2000장쯤 되며 윤 대통령 것도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명 씨의 이런 주장에 대해 공식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판단이다. 전일 부득이하게 입장을 낸 건 추가적인 의혹을 막아야 할 필요성이 컸고, (김 여사가) 당시 나눈 카카오톡 대화 맥락을 비교적 기억해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전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명씨의 발언에 대해 일일이) 반응하지 않을 것이고 대응도 어렵다”며 “다만 (전일은) 명 씨가 국정에 개입한 듯이 비춰질 수 있으니 그런 우려를 한 것”이라고 전했다.

명 씨의 주장에 대해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없고, 말이 조금씩 달라지는 상황에서 하나하나 대응해선 안된다는 고민도 있다. 명 씨는 ‘친오빠’라는 설명에 한 매체에는 “친오빠는 정치를 논할 상대가 아니다”라고 했고, 다른 매체에는 “친오빠”라고 하는 등 입장차를 두기도 했다.

명태균 리스크가 커지는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대통령실을 향한 인적 쇄신 요구를 압박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한 대표의 라인 청산 요구에 대해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라며 “비선으로 운영하는 조직 같은 것은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그럼에도 한 대표는 “제가 이미 말씀드린 조치들을 신속히 그리고 반드시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그게 국민 뜻을 따르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의 공식 활동 자제, 대통령실 내에 김 여사 라인의 정리 등을 다시 요구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주 초 진행될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만남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면담은 재보궐 선거 후 일정 조율을 거쳐 내주 초 빠른 시일 내에 갖기로 했다”고 알렸었다. 대통령실은 의제, 형식, 방식 등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고 있다.

한 대표가 요청한 ‘독대’가 아닌 ‘면담’이라는 표현을 대통령실이 쓴 만큼 만남이 성사되더라도 여러 변수는 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단 둘의 만남이 아닌, 배석자를 포함한 차담회 형식 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양 측의 묘한 입장차가 드러난 가운데 내주 면담에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