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역대 산업부 장관 초청 특별대담

‘삼성 위기론’에 대한 조언 질문에 각자 해법 내놔

전직 장관 5人이 바라본 ‘삼성 위기론’…“조직문화 바꾸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이창양(왼쪽부터)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성윤모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종호 전 과학기술통신부 장관. [한경협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역대 산업부·과기부 장관 5인이 최근 제기된 삼성전자 위기론에 대해 조언을 건넸다. 30년 넘게 1위 자리를 유지하는 사이 다소 안일해진 조직문화를 혁신하고, 산학연 협력을 강화하는 등 여러가지 방안이 제시됐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역대 산업부 장관들을 초청해 특별대담을 개최했다. 황철성 서울대학교 석좌교수가 좌장을 맡고 이창양 전 산업부 장관, 윤상직 전 산업부 장관, 이윤호 전 지경부 장관, 성윤모 전 산업부 장관, 이종호 전 과기부 장관이 참석해 토론을 진행했다.

5인의 전직 장관들은 최근 ‘삼성전자 위기론’에 대한 평가와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 다양한 조언을 내놨다.

이창양 전 장관은 “PC·모바일 시대에서 AI 시대로 들어가면서 일종의 환절기가 온 것 같다”며 “이때 적응을 잘 못해 잠깐 감기를 앓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때 정신 차리고 본질적인 경쟁력을 다지기 시작하면 충분히 넘어갈 수 있다”며 “삼성은 지금 크게 도약하기 위한 내부 정리, 새로운 목표 설정 등을 시도할 때며, 어쩌면 2위가 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직 장관 5人이 바라본 ‘삼성 위기론’…“조직문화 바꾸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경협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역대 산업부 장관들을 초청해 특별대담을 개최했다. 사진은 황철성(왼쪽부터) 서울대학교 석좌교수, 이창양 전 산업부 장관, 윤상직 전 산업부 장관, 이윤호 전 지경부 장관, 성윤모 전 산업부 장관, 이종호 전 과기부 장관 등 주요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는 모습. 김민지 기자

이윤호 전 장관 역시 “삼성이 D램의 성공에 너무 오래 엔조이(enjoy)해 조직 긴장도가 많이 떨어져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최근 D램 쪽에서 압박을 받고 파운드리가 약화되는 건 오히려 삼성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윤상직 전 장관은 삼성이 하루 빨리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문화 및 기업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의 위기는 생태계의 부재에 있다”며 “앞으로 기술이 어느 방향으로 발전할지, 어떤 인력이 필요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삼성이) 혼자 다 할 수 없다, 이건 생태계 싸움”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갑을문화, 원가절감 등과 같은 조직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우리의 모든 제조업·서비스업이 앞으로 AI 기반으로 갈텐데, 거기서는 나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동업자 정신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의 성공이 나의 성공’이라는 원칙을 둔 TSMC의 사례를 들며 “이런 조직문화 변화가 우리 산업계 전반에 확산되지 않으면 한국 경제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윤모 전 장관은 “어려움이 닥쳤을 때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현재 하고 있는 사업과 계획의 방향이 맞게 가고 있는 건지, 속도는 적절한지, 디테일에서 잘하고 있는지 등을 끊임없이 점검·반성하고, 버리고 도전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호 전 장관은 실질적인 산학연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제 어떤 기술이든 하나의 회사에서 다 하기에는 어려운 시대가 됐기 때문에 유의미한 산학연 협력을 해야 한다”며 “기업과 출연연, 대학 사이의 장벽을 확 낮춰서, 하나가 돼서 체계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한다면 어려움을 슬기롭게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