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올 들어 주식을 팔아 주택 매입 등 부동산 투자에 나서기 위한 자금으로 활용한 투자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대로 대표되는 ‘MZ 세대’ 사이에선 주식-채권 매각을 통한 '영끌' 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에게 제출한 ‘주택 자금조달계획서상 자금조달 방법별 구분’ 자료를 보면 올해 1∼8월 ‘주식·채권 매각대금’으로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신고한 비율이 지난 2022년 4%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엔 6.3%, 올해 1∼8월 13.8%로 급증했다.
자금조달계획서는 주택 매수자가 주택을 취득할 때 사용할 자금의 출처와 조달 방법을 신고하는 서류다. 주택 가액이 6억원 이상이거나, 투기과열지구인 서울 강남·서초·송파·용산에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서울의 경우 올해 1∼8월 아파트 실거래가 평균이 11억7000만원이기에 아파트 매입자 대다수가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대상이다.
올해 주식·채권을 팔아 집을 산 비율은 30대가 17.0%로 가장 높았다. 20대(16.4%), 40대(13.7%), 50대(11.4%)가 뒤를 이었다.
주식을 팔아 집을 산 20∼30대는 2022년 5.9%에서 2년 새 17.0%로 3배 가까이 늘었다. 40∼50대 역시 이 비율이 3.4%에서 12.9%로 뛰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올해 ‘영끌’ 매수에 나선 30∼40대가 가용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까지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은 변동성이 큰 위험자산인 주식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글로벌 금융투자 세대’인데, 투자처가 최종적으로는 부동산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8월 개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6조2834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한 해 동안도 개인 투자자는 5조8257억원어치 코스피·코스닥 상장주를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