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장마감 후 청약 종료
고려아연 14.6%, 영풍정밀 43% 확보 목표
최소 매집 조건 삭제, ‘성패’ 언급 무의미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14일 고려아연과 영풍정밀의 공개매수를 종료한다. 당초 계획했던 최소 매집 조건을 삭제한 만큼 공개매수 성패를 논하는 것은 무의미해졌다.
최윤범 회장이 진행 중인 대항 공개매수 결과와 관계없이 MBK와 영풍의 고려아연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된다. 따라서 공개매수 종료 이후 이사회 의석 확보를 향한 양측의 ‘진짜 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14일 MBK가 주도하는 고려아연과 영풍정밀 공개매수는 주주 대상 청약을 마감한다. 이날 장 마감 시점까지 NH투자증권을 통해 온·오프라인 청약을 받는다. MBK는 고려아연 주식을 주당 83만원에 최대 14.6%, 영풍정밀은 주당 3만원에 최대 43%를 매수할 계획이다.
MBK에 대항하는 최 회장 측은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는 주당 89만원에 최대 20%, 영풍정밀은 주당 3만5000원에 최대 35% 매수를 목표로 세웠다.
가격과 물량에 차이는 있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어느 쪽에 팔아도 수익을 거둘 개연성이 있다. 양측 모두 최소 응모 조건 없이 한도 안에서 주문 물량을 매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주들의 매수 주문은 양측에 분산될 가능성이 언급된다.
주주 입장에서 세금과 거래 확실성에 대한 유불리는 갈린다. MBK 측은 장외거래로 분류돼 양도소득세 22%,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는 주권을 회사에 반환하는 조건인만큼 배당소득세 15.4%가 부과된다. 해외 기관은 양도소득세가 적용되지 않고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개인의 경우 누진세율을 피하려면 MBK 측이 유리할 수 있다.
MBK와 영풍 측이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 중지 가처분 소송을 진행하는 점도 최 회장 측에는 부담 요소다. 최 회장은 사용 목적이 정해져 있던 고려아연 임의적립금을 이사회 결의만으로 자사주 취득에 동원했는데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물론 이번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다툼은 양측이 최소 매집 조건을 삭제한 동시에 명분은 잃은 상태다. MBK는 최 회장이 고려아연의 3조원 넘은 차입금을 재원으로 대항공개매수를 진행하는 탓에 재무 부담을 공유하게 됐다. 최 회장은 목표대로 고려아연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진행해도 영풍과 MBK를 저지할 수 없다.
최 회장 계획대로 주주들이 MBK 공개매수에 1주도 응모하지 않고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가 목표를 달성해도 최대주주는 변함없이 MBK와 영풍이다. 자사주 공개매수 물량 20% 가운데 소각 대상은 고려아연이 취득하는 17.5%다. 이를 전량 소각할 경우 MBK와 영풍 측 지분율은 현재 33.1%에서 40.1%로 상향된다.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율도 기존 15.6%에서 19% 수준으로 높아지지만 1대주주와 비교하면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 베인캐피탈이 공개매수로 확보해 보유할 지분을 합산해도 22%로 MBK와 영풍 측 대비 2분의 1 수준이다.
이로 인해 최 회장은 영풍정밀 지분 확보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가격을 높이고 매수 예정 물량을 늘리며 주주의 청약이 불발될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있다. 다면 여전히 MBK 측의 매수 한도보다 낮은 만큼 주주들 판단에 관심이 모아진다. 양측의 지분 확보 경쟁이 종료되면 이사회 장악을 위한 표 대결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