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10배 간다더니”
한때 국민주 열풍을 몰고 온 카카오. 17만원대까지 갔던 주가가 3만원대로 믿기 힘든 대폭락을 하면서 이젠 개인 투자자들이 포기상태다. 문제는 반등할 기미조차 없다는데 있다.
카카오 열풍이 불던 지난 2021년. 너도 나도 20만원까지 간다고 외쳤다. 3만원대로 폭락할 줄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11일 기준 카카오 주가는 3만7400원이다. 지난 7월 이후 3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를 보는 증권사들의 시선이 싸늘하다. 반등은 커녕, ‘지금이라도 팔라’는 의견도 나온다.
“결국 크게 손해 보고 팔았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200만명에 달하던 소액주주가 178만명(6월말 기준)으로 20만명 이상 줄었다.
카카오 임직원들에게 ‘대박’의 기회로 여겨졌던 스톡옵션도 휴지 조각이 됐다. 스톡옵션은 일정 기간 후 회사 주식을 행사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다. 행사가보다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카카오가 임직원에게 부여한 스톡옵션 가격은 2019년 약 12만원, 2021년 약 11만원 수준이었다.
주가가 3만원대로 폭락하면서 아예 스톡옵션을 포기하고 퇴사를 선택하는 직원들도 잇따르고 있다.
카카오 정신아 대표는 주식을 매입, 책임감을 가지고 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고 있지만, 주가는 요지부동이다. 정 대표는 매년 2억원 주식을 매입하고, 재직 기간 동안 매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위기는 성장 둔화와 김범수 창업자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 조정을 한 혐의로 구속되는 등 사법 리스크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은 11일 카카오에 대해 3분기 실적 부진과 해외 동종업체 대비 고평가 등의 이유를 들어 목표주가를 5만원에서 4만5000원으로 낮췄다.
정호윤 연구원은 “이익이 서서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글로벌 비교 기업에 비해 카카오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 주가 상승을 견인한 사업 확장 전략이 작동하기 어려워진 만큼 새로운 성장 전략에 대한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삼성증권도 목표주가를 5만 1000원에서 4만 2000원까지 하향하고, 대형주로는 이례적으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중립은 사실상 ‘지금이라도 주식을 팔라’는 것과 다를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