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노벨위원회와 전화 인터뷰

어릴때부터 한국 문학과 함께 자라

아들과 함께 조용히 차 마시며 축하

“(수상 소식에) 매우 놀랐다. 이 소식이 한국 문학 독자들과 내 친구 작가들에게도 좋은 일이 되기를 바란다.”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에 선정된 작가 한강은 10일(현지시간)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직후 노벨위원회와 7분 여간 진행된 전화 인터뷰를 하며 수상 소식을 전화로 듣고 “매우 놀랐다”고 전했다.

또 최근 국내 문학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다보니 자신의 수상 소식이 한국 문학 독자들과 작가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술을 즐기지 않는 그는 오늘과 같은 영광스러운 순간을 아들과 함께 조용히 차 한잔 하며 축하하기로 했다. 그야말로 한강다운 자축이다. 다음은 한강과 노벨위원회와의 일문일답

-현재 기분이 어떤가.

▶매우 놀랐고 정말 영광스럽다.

-수상 소식을 어떻게 알게 됐나.

▶누군가 내게 전화를 했고 그가 내게 이 소식에 대해 말을 했다. 물론 나는 놀랐다. 나는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막 끝낸 참이었다. 한국 시간으로는 저녁 8시 쯤이었고, 매우 평화로운 저녁이었다. 나는 정말로 놀랐다.

-현재 서울의 자택에 있는 것인가.

▶그렇다. 지금 서울의 집에 있다.

-노벨 문학상 수상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영광스럽고 (노벨상 측의) 지지를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한국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데 이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그렇다. 알다시피 나는 어릴 때부터 번역서 뿐 아니라 한국어로 된 책들을 읽으며 자랐다. 그러니 나는 내가 매우 가깝게 느끼고 있는 한국 문학과 함께 자랐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소식이 한국 문학 독자들과 내 친구 작가들에게도 좋은 일이 되기를 바란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스웨덴의 아동문학 작가)이 영감을 준 작가 중 한 명이었다고 말한 것을 읽었는데.

▶어렸을 때 그의 책 ‘사자왕 형제의 모험’(The Brothers Lionheart)을 매우 좋아했다. 그러나 그가 내 어린 시절에 영감을 준 유일한 작가라고는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나는 그 책을 인간이나 삶, 죽음에 관한 나의 질문들과 결부지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방금 당신에 대해 알게 된 사람에게 어떤 책부터 읽으라고 제안하고 싶나.

▶내 생각에 모든 작가들은 자신의 가장 최근 작품을 좋아한다. 따라서 나의 가장 최근 작품인 ‘작별하지 않는다’가 시작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 책에는 인간의 행동이 일부 직접적으로 연결이 돼 있다.

또 내게 매우 개인적인 작품인 ‘흰’도(추천한다). 왜냐하면 이 책은 꽤 자전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채식주의자’가 있다. 그러나 나는 (최근 작인) ‘작별하지 않는다’부터 시작하기를 바란다. 신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