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S부문 행사 백지화
전영현 리더십, 부진 극복 총력
장중 주가 5만원대...52주 신저가
12월 7일로 반도체 50주년을 맞는 삼성전자가 연초부터 추진하던 오프라인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보다 낮게 나온데다, 반도체 사업 중 파운드리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장 본질적인 강점인 메모리 사업의 경쟁력부터 회복하겠다는 방침이다. ▶관련기사 9면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12월 중 개최 예정이던 ‘반도체 50주년’ 행사를 최근 전면 보류하고 백지화했다.
당초에는 평택·화성캠퍼스 등에서 오프라인으로 임직원들과 파트너사, 협력사 등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하는 방향으로 기획 중이었으나 지난 5월 전영현 부회장이 DS부문장으로 부임한 후 중단됐다. 주요 제품에서 경쟁사에 밀리는 등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지적이 연이어 나오면서 불필요한 행사를 줄이고 반도체의 ‘기본’인 기술력 향상에 집중하자는 것이 전 부회장의 철칙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 부회장은 묵묵하게 조용히 일에 몰두하는 스타일”이라며 “대외적으로 소위 ‘보여주기 식’ 행사를 하는 것보다는 본연의 일에 집중하며 내실을 다지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글로벌 파운드리 행사 일부도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당초 독일 뮌헨과 일본 도쿄, 중국 베이징에서 오프라인으로 열기로 했던 삼성 파운드리&SAFE 포럼 행사를 최근 온라인 개최로 변경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달 24일 온라인 형식으로 동시에 진행한다. 지난해 10월 뮌헨과 도쿄에서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했던 것과 상반된다. 이 역시 파운드리 사업 부진 속 비용절감 등을 위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대만 TSMC는 올해 7~9월 236억2200만 달러(약 31조86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 233억3000만 달러(약 31조4721억원)를 웃돌았고, 전녀 동기대비로도 36.5% 성장했다. 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은 올해 수조원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TSMC가 엔비디아를 포함한 빅테크의 AI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을 ‘싹쓸이’ 하고 있는 탓에 삼성전자는 고객사를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수율이 TSMC에 비해 낮은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AI 메모리의 핵심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에서도 변수가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HBM3(4세대)를 탑재한 엔비디아의 H20 반도체가 공급 중단될 위기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에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사용을 사실상 금지했다. H20은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들어진 저사양 AI 반도체다. 삼성전자의 HBM3(4세대)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시장용 AI 반도체 공급이 막힌다면 당장 삼성전자의 HBM 매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3분기 실적 발표 때는 엔비디아에 아직 5세대 HBM3E 제품을 공급하지 못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주가는 10일 오전 장중 5만8900원까지 내리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