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나오면 무조건 대박일 줄 알았는데”
소문만 무성했던 애플의 스마트 반지(링)는 결국 시장에서 볼 수 없게 됐다. 애플이 스마트링 출시를 사실상 포기했다.
삼성 스마트반지 ‘갤럭시링’과 함께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 역시 성사되지 않는다.애플이 ‘참전’을 포기하면서 웨어러블의 새 카테고리로 주목 받았던 스마트링 시장 규모가 커지는데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애플 소식에 정통한 블룸버그 마크 거먼은 애플이 스마트링을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애플워치와 스마트링의 수요층이 겹쳐, 애플워치 판매에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애플 내부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마크 거먼은 “스마트링을 기대했던 일부 사람들에게는 놀라운 소식일 수 있지만, 전략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는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은 그동안 스마트링 관련 특허를 속속 출원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 같은 결정에 따라 개발도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이 스마트링을 개발하고 있다는 신호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포착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특허청(USPTO)에 스마트링에 적용되는 전자 시스템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애플의 스마트링은 알림을 받고 반지 표면을 눌러 응답하는 기술 등이 담길 것으로 전망됐으나, 최종 제품화로 완성하지 못한 채 개발을 포기했다.
애플이 스마트링 시장에 참전하지 않으면서, 스마트링 시장의 성장세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삼성의 ‘갤럭시링’의 경우 공개 직후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지만, 막상 판매량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선 “판매량을 밝히는 것이 의미가 없는 수준”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초기 관심이 빠르게 식어버린데다 소비자가 선뜻 지갑을 열기엔 40만원대 가격 문턱도 높았다. 갤럭시링의 가격은 49만9400원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없던 제품이다 보니 적정한 가격이 어느 수준인지 소비자들도 검증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40만원대까지 주고 구매하기에는 아직 뚜렷한 매력이 없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아직 스마트링 시장 자체를 ‘실패’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새로운 제품이 출시를 거듭하면서 스마트워치와는 차별화된 사용성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신작 역시 계속 출시되고 있다. 삼성 외에도 샤오미는 지난 4월부터 약 11만원의 스마트링 ‘블랙 샤크’를 중국에서 판매 중이다. 핀란드 기업 오우라는 지난 3일 신제품 ‘오우라 링4’를 선보이고 제품 판매를 본격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