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주요 기업 양산빵 매출 감소
가성비는 PB에·품질은 빵집 제품에 밀려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국내 양산빵 시장에서 주요 브랜드의 매출 하락세가 뚜렷하다. 관련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자 선택지가 늘어나자, 기존 양산빵 브랜드 제품의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 올해 상반기 양산빵 소매점 매출 1~3위 브랜드는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하락했다. 양산빵은 공장에서 대량으로 기계작업으로 생산 포장해 슈퍼마켓, 편의점, 할인점 등에서 판매하는 빵이다.
그간 국내 양산빵 시장은 SPC삼립과 롯데웰푸드 등 주요 식품 기업이 이끌어 왔다. 하지만 점유율 1·2위인 SPC삼립과 롯데웰푸드의 소매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 4.1% 하락했다.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중소업체들도 나란히 매출이 하락했다.
전체 양산빵 소매점 매출도 감소세를 보였다. 2023년 상반기 3433억원대였던 분기 매출은 2023년 하반기 3426억원, 올해 상반기 3319억원으로 꾸준히 줄었다.
베이커리 시장이 확대한 가운데 수요는 여전히 풍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성심당 등 유명 빵집을 찾아가는 ‘빵지순례’ 유행도 진행형이다. 지난 28~29일 열린 대전 빵축제에도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인기를 입증했다.
다만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많아지면서 품질과 다양성에 대한 소비자 기준은 높아지는 추세다. 백화점에서는 유행 베이커리 브랜드를 입점하는 데 공을 들이고, 편의점은 PB(자체브랜드) 상품을 통해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좋은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에 양산빵 업계는 캐릭터 협업, 빅사이즈 제품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점유율 1위 SPC삼립도 포켓몬빵의 인기가 한풀 꺾이자 ‘펀슈머 마케팅(즐거움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공략하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 ‘점보’·‘대빵’·‘슈퍼’ 사이즈의 제품들이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베이커리 시장이 커지면서 선택권이 다양해지면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의 수준도 높아졌다”며 “기존 양산빵이 가성비로는 편의점 PB 상품 등에 밀리고, 품질로는 백화점이나 유명 빵집에 뒤처져 다양한 마케팅으로 승부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