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비트코인 3.4개 가지고 있는데요. 더 모으려 했는데 답답하네요. 추가 매수가 답일까요?”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빅컷(한번에 50bp 금리 인하, 1bp=0.01%포인트)’ 훈풍이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1개당 가격이 6만3000달러 선을 회복하면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19일 오후 4시 52분(서부 시간 오후 1시 52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4.83% 오른 6만3086달러(8390만원)에 거래됐다.
비트코인이 6만3000달러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처음이다.
비트코인은 전날 연준의 ‘빅컷’ 발표 이후 소폭 상승하며 6만1000달러선 안팎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이날 비트코인은 상승폭을 넓히며 6만3800달러대까지 오르며 6만4000달러선 탈환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6.10% 오른 2466달러, 솔라나도 10.03% 급등한 143달러를 나타냈다.
이날 가상자산 가격의 급등은 전날 연준 ‘빅컷’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파생상품 업체 오빗 마켓의 공동창업자 캐롤라인 모론은 “양적완화 사이클의 공격적인 시작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자산에 좋은 소식”이라며 “시장이 큰 그림을 보고 개선된 전망을 반영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빅컷’이 투자자들 마음 속에 잠재됐던 미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를 끄집어냈다는 평가 속에서도 비트코인의 헤지 기능이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눌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트코인이 높은 변동성과 규제 취약성 탓에 위험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총발행량이 제한된(2100만개) 탈중앙화 자산이란 점에서 거시적 불확실성을 헤지할 수단으로 주목받았다는 것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전후로 경기 둔화 우려에 대한 정부의 과잉 대응이 비트코인 투자 포인트를 강화할 수 있다”며 “비트코인은 지속 불가능한 재정 정책 및 통화 정책에 대한 헤지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역시 비트코인의 헤지 기능이 최근 매수세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블랙록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고객들이 미국 부채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은 경제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전통 자산이 대처할 수 없는 리스크에 대한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상승이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가상자산 파생상품 거래소 바이비트의 기관 책임자인 크리스 아룰리아는 “연준의 금리 0.5% 인하는 가상자산 시장에 단기적인 부양책이 될 수 있다”면서도 “경제 불확실성과 시장 변동으로 인한 잠재적 도전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관 투자자 등 큰손이 아닌 개인 투자자가 매수세를 견인하고 있어 향후 변동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홍성욱 연구원은 “미국 정부 재정과 예산에 대한 이슈에 양당이 민감해지면서 셧다운 및 부채한도 노이즈는 점진적으로 그 빈도가 더 높아지고 정례화돼가는 중”이라며 “오는 30일까지 예산안에 대한 양당의 합의가 없으면 셧다운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노이즈가 재발하면 비트코인이 반사 수혜를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