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프트 지지에 나비효과 계속
당 경선은 효과있어도 대선은 ‘미미’
2016년 스타들 지지얻은 힐러리 패
2008년 당 경선서는 ‘오바마 돌풍’
강력 지지 없는 해리스 도움될 수도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들은 11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한 표를 행사할까.
‘테일러노믹스’라 불릴 정도로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는 스위프트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면서 미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사례로 비춰봤을 때 당 경선에서는 유명인의 지지가 긍정적 효과를 불렀으나, 대선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진 못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위프트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24시간 후에 사라지는 게시글) 미국 대선 공식 홈페이지 링크를 올리자 하루 동안 40만5999명이 해당 사이트를 방문했다. 9월 초 하루 평균 방문자가 3만 명인 것과 비교했을 때 폭발적인 수치다. 해당 스토리는 스위프트가 이번 대선에서 처음 투표권을 가지게 된 유권자들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것을 독려하기 위해 올린 게시글이다.
앞서 스위프트는 미국 대선 TV 토론이 끝나자마자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나는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카멀라 해리스와 팀 월즈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스위프트의 해리스 지지 선언은 현재 게시된 지 20시간 만에 ‘좋아요’ 수가 960만개가 넘었다.
하지만 실제로 유권자가 움직일 지는 미지수다. 과거에도 유명 인사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했지만 효과는 미미했기 때문이다.
‘스타 군단’있었으나 밀린 힐러리
2016년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던 가수 비욘세가 대표적이다. 선거 직전인 11월 4일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에게 지지율이 따라잡힐 위기에 놓이자 비욘세는 클린턴을 위해 공연을 하기도 했다. 비욘세와 남편 제이지는 공연 도중 클린턴의 선거 슬로건을 반복해서 외쳤고, 비욘세는 “내 딸은 여성이 이 나라를 이끄는 모습을 보면서 자라기를, 가능성에 한계가 없음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 외에도 가수 케이티 페리, 제니퍼 로페즈, 스티비 원더, 셰어, 존 레전드 등이 클린턴 지지 유세에 참여했다. 유명 스타들이 유세 현장에 총출동했음에도 트럼프가 당선됐다.
반대로 후보 지지가 실제 성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2008년 민주당 대선 후보를 뽑는 경선에서 세계적인 토크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가 버락 오바마를 지지하자 ‘오바마 돌풍’이 일었다. 미국 마이애미 대학교와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대학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당시 민주당 경선에서 ‘윈프리 효과’는 어마어마했다. 연구진은 윈프리의 잡지, 도서 판매 등을 분석해 오프라 북클럽이 추천한 책이나 잡지를 구매하는 지역에서 오바마 지지율이 늘었는지 확인했다. 인종, 연령, 학력 등 다양한 인구통계학적 요인은 배제했다. 그 결과 민주당 경선 투표에 참여한 3000만표 중 오바마 지지 100만표가 윈프리 지지 덕분에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유사한 후보들(같은 정당) 중 후보를 선출해야 하는 당 경선에서는 유명인의 지지가 중요하다”며 “유권자들이 강력한 견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유명인의 목소리가 중요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강력 지지자’ 없는 해리스 도움될 수도
일반적으로 대선에는 유명인의 지지 효과가 미미하지만 ‘강력한 지지’가 없는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스위프트 지지가 효과적일 수 있다고 NYT는 전망했다. NYT와 시에나대 최근 여론조사에서 유권자 28%는 “해리스에 대해 더 알아야 한다”고 답했고, 트럼프는 9%에 불과했다.
또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무당층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유고브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 유권자 3분의 1이 “스위프트를 좋아한다”고 답했다. NYT는 “일부 유권자들이 스위프트의 지지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고브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8%만이 “스위프트의 지지가 해리스 지지율을 올릴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