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수주잔고 절반 이상 차지…LS일렉트릭 4조707억원
많은 전기 필요해지면서 전선, 전력기기 수요 폭발
노후화된 전력 인프라 영향으로 수주 상승세 이어갈 듯
수요 증가 대응해 공장 증설 진행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LS그룹이 올해 상반기 수주잔고 10조원을 돌파했다. 인공지능(AI) 산업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전력 인프라 구축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LS그룹의 전선, 전력기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분야에 추가로 투자할 전망인 가운데, LS는 전력 밸류체인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LS그룹 주요 계열사(LS전선, LS일렉트릭, LS MnM, LS엠트론, LS아이앤디 등)들의 총 수주잔고는 10조1067억원이다. 전년 동기(6조6150억원) 대비 52.8% 증가했다. 지난 3월말(9조3954억원)과 비교했을 때는 7.6% 늘었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전선, 전력기기 사업을 각각 하는 LS전선, LS일렉트릭 수주잔고는 연결기준 각각 5조6216억원, 4조707억원이다. LS전선 수주잔고는 전체 수주잔고의 절반을 넘는다. 통신선 등을 생산하는 LS아이앤디와 트랙터 기업인 LS엠트론은 각각 3489억원, 655억원을 기록했다.
LS그룹 수주잔고가 10조원을 돌파한 배경에는 AI가 자리잡고 있다. AI 산업 성장으로 이전보다 더욱 많은 전기가 필요해지면서 전력 인프라 조성에 필요한 제품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이는 전력 밸류체인을 구축한 LS에 호재로 작용했다.
전력 밸류체인 핵심 계열사인 LS전선, LS일렉트릭 모두 고난도 기술이 요구됨과 동시에 가격이 비싼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면서 수주실적을 쌓아 올렸다. LS전선은 해상풍력발전 확대로 주목받고 있는 해저케이블, LS일렉트릭은 발전소에서 만들어낸 전기의 전압을 높이거나 낮추는 변압기를 양산하고 있다.
LS전선은 올해 6월 벨기에 전력회사 엘리아와 2800억원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급 계약을 맺었다. LS일렉트릭 부산 사업장은 초고압 변압기 활약에 힘입어 2026년 물량까지 수주를 완료했다.
LS그룹 수주잔고는 계속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 센터 건설 등으로 전력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해 줄 인프라의 노후화는 심각하다. 미국, 유럽 전력망의 70%가량은 1970년대에 건설돼 이른 시일에 교체가 필요하다. 미국 에너지부는 미국 대형 변압기의 약 70%가 설치 수명 25년을 초과했다고 분석했다.
AI 거품론 등장에도 주요 IT 기업들이 투자를 공언하고 있는 점도 수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그룹의 분석가들은 향후 5년내 AI 관련 인프라 구축에 최대 1조달러(약 1340조원)가 투자될 것으로 내다봤다.
LS전선, LS일렉트릭은 늘어날 수요에 대응해 일찌감치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LS전선은 약 1조원을 투자해 미국에 현지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신규 공장에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200m 길이의 전력 케이블 생산타워가 건설될 예정이다.
LS일렉트릭은 최근 이사회 의결을 거쳐 부산 사업장 초고압 변압기 시설 투자와 관련해 205억원을 추가 투자한다고 밝혔다. 앞서 올해 5월 투자하기로 한 803억원과 합쳐 총 1008억원이 부산 사업장 증설에 투입될 예정이다. 박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계열사들의) 증설 완료 전까지 LS의 견조한 실적이 예상되며, 증설 후 실적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별화된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LS전선, LS일렉트릭은 30일(현지시간)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 대전력망 기술회의서 변전소 없이도 대용량 전력을 송전할 수 있는 초전도 솔루션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