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효과로 경제 둔화…美 대선 불확실성 지나야 회복 전망

“박스피 탈피 위해 투자지속·통화정책 모두 필요” [투자360]
뉴욕증권거래소(NYSE) [AFP]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후반기에 들어선 이번 글로벌 경기 사이클의 특징에 대해 증권가는 코로나 이후 임금 상승과 투자 확대로 꼽고 있다. 아울러 다음달 미국 대선 첫 토론회 등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이벤트가 산재한 가운데 고용시장의 지표를 더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6일 보고서를 통해 “8월 경제지표는 기저효과로 둔화의 성격을 띄고 있다”며 “기저효과가 커지면서 2024년 8월부터 올해 연말까지 한국 수출 증가율은 둔화될 전망이며 올해 8월과 9월 미국 소비자 물가(CPI) 전년 대비 상승률은 2% 중반대를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둔화의 이유로 ‘금리 여파에 대한 불안과 미국 대선 불확실성’을 꼽았다. 그러나 그는 “8월 들어 해리스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대선 불확실성은 약간 후퇴한 것으로 판단하고 과거 경험상 글로벌 제조업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하락의 원인이 소멸된 후에 상승했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와 대선 불확실성 완화 이후에 PMI가 회복될 것”이라며 수습 가능한 상황으로 판단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은 급락 당시 장중 저점에서 78% 회복했으며 향후 코스피 지수는 주요 이슈들을 소화하며 2600~2800선 내에서 박스권 등락을 예상한다”고 전망하며 “주식 시장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4차 산업혁명 관련 투자 및 성장 지속과 연착륙을 유도할 적절한 통화정책,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궁극적으로 투자는 지속되고 통화 정책은 완화적일 것이나 금융시장은 하나씩 확인하고자 할 것”이라고 시장상황을 전망했다. 그러면서 그는 잭슨홀 이후에도 투자 지속과 통화 정책 등을 확인할 이벤트들이 많은 9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 경기 사이클에서 가장 민감한 분야는 ‘고용’이라고 짚었다. 그는 “현재 경기 사이클은 팬데믹으로 인한 정부의 현금 살포, 인적자원의 부족과 병목에서부터 시작된 것이 특징”이라며 “팬데믹으로 구인난을 경험한 기업들이 인적자본에 투자해 임금 상승에 따른 경기 확장을 시작으로 정부 투자 확대, 그리고 기업의 물적자본 투자가 가세 이번 사이클에서는 고용이 경기의 선행지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박스피 탈피 위해 투자지속·통화정책 모두 필요” [투자360]
[NH투자증권]

또한 이러한 임금상승으로 심화된 양극화 문제를 지적하며 “현재 미국 부유층은 주거 안정을 달성한 반면, 저소득층은 높은 임대료에 시달리고 있으며 신용카드 연체율도 상승 중”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근로소득만이 비빌 언덕인 저소득층의 균열 조짐을 고용 시장에서 찾으려고 하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통화 정책을 펼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히려 심리 안정화를 노릴 것”이라고 김 연구원은 말했다. 특히 “무언가 있다는 ‘R(Recession·경기 침체)’에 대한 과도한 공포도, 빠른 달러 약세 유발도, 1998년 이후 버블의 재현도 원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단계적 금리인하를 선호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9월 10일에는 트럼프와 해리스의 대선 첫 토론회가 예정돼있다. 이번 대선의 최대 관심사가 물가로 꼽히는 바, 토론회 핵심 주제 역시 경제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현재 해리스는 기업 규제를 통해 음식값, 약값 인하, 주택 공급량 확대를 통해 임대료를 낮추겠다는 입장이고 트럼프는 원유 생산량 증가를 통한 유가 인하에 초점을 두고 있다.

김 연구원은 “주식시장 흐름은 해리스 당선 시 쏠림, 트럼프 당선 시 확산을 전망한다”며 “소형주·방어주·내수주의 수익률이 바이든보다 트럼프 임기 동안 더 양호했고, 전반적으로 바이든 임기 동안에는 각 테마별 격차가 더 컸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8월 주가지수 급락 후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상존해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주식의 시장 주도력은 여전하다고 판단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소외주, 혹은 외부 리스크의 영향을 적게 받는 분야 중심의 단기 트레이딩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며 한 바구니에 담지 않기를 강조했다.

단기 트레이딩 전략에 해당하는 종목으로는 ▷금리 인하 수혜 성장주인 ‘헬스케어와 2차 전지’ ▷K-밸류업에 해당하는 ‘금융’ ▷미국 대선 관련 민주당 우세 시 ‘2차 전지·신재생’, 공화당 우세 시 ‘방산·조선’을 꼽았다.

김 연구원은 장기 주도주로는 반도체를 선정했는데 “엔비디아 실적 호조 시에는 미국 테크주와 한국 반도체주의 시장 주도력이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상존하므로 28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 확인 후 대응을 권고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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