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E1 석화용 LPG 판매량 증가
석화제품 주 원재료 나프타 가격 변동성 커
석화용 LPG 가격 나프타 대비 80%…오염물질 배출도 적어
롯데케미칼 E1과 LPG 공급 계약 맺어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원가 절감 노력에 액화석유가스(LPG) 유통업체인 SK가스, E1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석유화학 제품 대표 원재료인 나프타보다 가격이 저렴한 석유화학용 LPG 판매량이 증가한 것이다. 석유화학 시황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가격 경쟁력이 높은 석유화학용 LPG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E1의 석유화학용 LPG 판매량은 148만9000톤으로 전년(83만6000톤)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석유화학용 LPG는 석유화학 제품 제조 과정에 투입되는 원재료이다.
올해 2분기 SK가스의 석유화학·산업체용 LPG 판매량은 56만6000톤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53만3000톤)보다 6.2% 늘었다. 산업체용 LPG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만톤 감소했지만, 석유화학용 LPG 판매량이 7만톤 증가하면서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는 국내 석유화학 업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국내 기업들은 중국발 공급과잉에 몸살을 앓고 있다. 계속된 악재에 따른 실적 부진에 벗어나고자 제품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는 것은 물론 유휴자산 매각, 원가 절감 등을 시도하고 있다.
전방 사업 악화에도 석유화학용 LPG 판매량이 늘어난 이유는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서다. 석유화학 업체들이 원재료로 주로 사용하는 나프타(원유에서 추출되는 원료)는 유가와 연동돼 가격 변동성이 크다. 석유화학 기업들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원재료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시도해야 한다.
이때 주목 받은 원재료가 바로 LPG이다. 석유화학용 LPG로 쓰이는 프로판 가격은 통상 나프타 대비 80%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전 연소되는 특징을 갖고 있는 만큼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배출량이 적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SK가스, E1의 석유화학용 LPG 판매량은 상승세를 탈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시황 부진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에 가격 경쟁력이 높은 LPG는 매력적인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4월 E1과 계약을 체결, 지난달부터 4700억원 규모의 LPG를 공급받고 있다. 지난달에도 E1과 약 4300억원 규모의 LPG를 추가로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