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보다 카페인 많아…민감자 주의
칼슘제 등 일부 의약품 효과 떨어뜨려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녹차라떼 대신 말차라떼를 파는 커피전문점이 있다. 같은 메뉴로 여기고 주문한다면 밤잠을 설칠 수도 있다. 말차는 카페인 함량 등 영양 성분과 맛이 녹차와 다르기 때문이다.
녹차와 말차는 동일한 찻잎으로 만든다. 하지만 생산 방식이 다르다. 녹차는 햇빛을 받고 자란 잎을 수확해 찌거나 볶아서 익힌다. 이후 녹색 빛이 나도록 말린 다음 찻잎을 우려내 마신다.
반면 말차는 햇빛을 ‘차단한’ 그늘에서 잎을 재배한다. 수확한 찻잎을 증기에 찐 다음 건조시켜 분말로 만든다. 이 분말가루를 타서 마시는 것이 말차다. 일본인이 즐겨 마시는 녹차 형태다.
색과 맛도 다르다. 녹차는 맑은 연두색이다. 말차는 진한 녹색에 쌉싸름한 맛이 강하다.
제조 방식에 따라 영양소도 달라진다. 물에 우려내는 녹차와 달리, 찻잎 가루를 그대로 섭취하는 말차는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이 더 많다. 폴리페놀은 심장질환과 일부 암 등의 예방, 그리고 노화지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녹차의 대표 성분으로 알려진 카테킨도 폴리페놀의 일종이다.
말차가 우울증 개선에 이롭다는 연구도 보고됐다. 국제학술지 영양학(Nutrients) 저널에 실린 일본 구마모토대학교 연구진 논문에 따르면 스트레스에 취약한 쥐들에 말차를 제공하자, 우울증 수준이 감소했다. 연구를 이끈 유키 쿠라우치 교수는 “말차 가루가 뇌의 도파민 시스템을 활성화시켜 항우울제와 같은 효과를 낸다”며 이는 “말차 섭취가 우리의 정신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근거”라고 밝혔다.
말차 추출물 섭취가 뇌졸중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이화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연구진의 논문(2019)도 발표된 바 있다.
다만 섭취 시엔 주의사항이 있다. 말차엔 항산화물질뿐 아니라 카페인 함량도 많다. 제품마다 다르지만, 보통 녹차보다 1.5배 정도 많다. 평소 잠을 잘 자지 못하거나 카페인에 예민하다면 함량을 조절해야 한다.
칼슘보충제를 복용할 때도 피하는 것이 좋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말차와 커피 등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우리 몸에서 칼슘의 체내 배출을 촉진하므로 칼슘보충제 효과를 떨어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