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행, 제도 개선 등 종합 검토
퇴직연금 미가입도 살펴볼 듯
당국 “신용대출 위축 우려도”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대통령실과 정부가 위메프·티몬 미정산 사태를 계기로 도마에 오른 ‘선정산 대출’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에도 들어간다. 이번 사태에 국한해 소비자보호와 판매자 피해 방지 대책을 내놓는 것과 별개로 재발방지를 위해 선정산대출 제도의 문제 등을 보겠다는 판단이다. 소상공인들에게 고금리 신용대출을 유도하는 선정산대출이 손질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29일 헤럴드경제에 “금융당국 차원에서 선정산대출 제도 자체에 대해서 별도로 살펴볼 것”이라며 “일단은 지금 사태 급한불 부터 끈 뒤 시간을 두고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번 사태는 이커머스 자체 문제, 이에 따른 규제 문제 등이 함께 결부돼 여러 측면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위메프·티몬이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도 “이런 부분도 필요하면 제도화 시켜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정부는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관련 관계부처 TF(태스크포스)’ 2차 회의를 연다. 이자리에서 논의되는 것과 별개로 중장기 관점에서 제도 전반을 살펴보겠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위메프·티몬 미정산 사태로 인해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커머스 플랫폼의 불합리한 판매대금 정산 관행이 논란이 되고 있다.
선정산대출은 선정산대출 플랫폼 입점업체가 매출채권 등을 은행에 제시하고 먼저 대출을 받아 자금유동성을 확보한 뒤, 플랫폼으로부터 실제로 판매대금을 받으면 은행에 상환하는 식이다.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두 달이 넘어서야 판매대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은행이 취급하는 ‘신용대출’로 버틸 수 밖에 없다는 문제가 제기돼왔다. 여기에 연 6%의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해 소상공인 부담이 가중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판매대금을 받는다면 문제가 없지만, 지금처럼 플랫폼이 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소상공인에게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재 선정산대출을 취급하는 은행은 SC제일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세곳이다. SC제일은행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두 은행의 대출취급액은 미미하다. 신한은행의 경우 약 300만원 안팎으로 알려져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선정산대출 관련해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면서도 “이커머스 대부분이 적자를 보이고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 대출을 지속적으로 취급해주는것이 맞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자칫하면 신용대출 전반을 위축시키거나, 문제가 없는 업체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