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의 홍명보(55) 감독이 위기에 빠진 한국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으며 10년 만에 권토중래한 가운데, 울산 구단은 당장 새로운 감독을 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사령탑에 홍명보 감독을 내정했다"며 "8일 오전 축구회관에서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관련 내용을 브리핑할 예정"이라고 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결별한 후 국내외 여러 지도자를 테이블에 올린 뒤 적임자를 찾았다. 그 결과 홍 감독을 낙점했다.
홍 감독은 2002년 월드컵에서 선수로 뛰며 신화를 일궜다. 이어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한국 축구의 역대 첫 동메달 수확을 지휘했다. 홍 감독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대표팀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그 결과, 조별리그 무승(1무 2패)이라는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이후 홍 감독은 대한축구협회 전무를 맡아 행정 경험을 다졌다. 그런 다음 울산 지휘봉을 쥐고 현장에 복귀, K리그1 2연패(2022·2023년)를 이끌며 성공시대를 이끌었다.
홍 감독은 울산에서 첫해인 2021시즌 전북 현대와 치열한 우승 경쟁 끝에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홍명보호' 울산은 2022시즌에는 초반부터 압도적으로 내달리더니 기어코 17년 만의 우승을 거두었다.
우승 감독이 된 홍 감독은 이 시즌 감독상까지 받으며 명장 반열에 섰다.
2023시즌 울산은 홍 감독 체제로 다시 우승을 달성했고, 홍 감독은 '감독상 2연패'를 이루며 국내 최고 지도자 위상을 굳히기도 했다.
김광국 울산 대표이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축구협회와 홍 감독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건 아니고 충분히 협의했다"며 "한국 축구와 K리그의 발전을 놓고 많이 고민했다"고 했다.
홍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쥐게 되면서 당장 울산은 후임 감독 선임에 나서야 한다.
김 대표는 "홍 감독이 언제부터 대표팀으로 완전히 떠나야 하는지 여부를 축구협회와 더 이야기해봐야 한다"고 했다.
울산은 오는 10일 광주FC, 13일 FC서울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 23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홍 감독은 오는 9월5일 홈에서 치러지는 팔레스타인과의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차전부터 대표팀을 이끌게 된다.
대표팀 경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꽤 남은 만큼, 그전까지 당분간은 홍 감독이 울산을 계속 지도할 가능성도 있다.
홍 감독의 계약기간은 기본적으로 2027년 1~2월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 2년 6개월여다.
앞서 2026년 6월에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 직후 중간 평가를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