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3칸에 장난감車 떡하니…치운 경비원 ‘1100만원 배상’ 이유 [차이나픽]
아파트 지하주차장 3칸에 장난감 자동차 3대가 주차돼 있는 모습. [X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중국에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고급 장난감 자동차들을 치운 경비원이 1100만원 상당의 벌금을 물게 될 처지에 놓이자 중국 누리꾼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저장성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자오는 지하주차장에 세워둔 장난감 자동차를 치운 경비원과 부동산 관리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자오는 자신이 사용하기 위해 지하주차장의 주차 공간 3칸을 구입했고, 한동안 자리를 비워뒀다. 하지만 지역에 주민이 늘어나면서 주차 공간이 부족해지자 자오의 주차 공간이 불법 점거되는 일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자오는 이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아들의 한정판 장난감 자동차 3대를 자신의 주차 공간에 세워뒀다. 그러자 주민들은 자오의 행동이 이기적이고 낭비적인 행동이라며 부동산 회사 측에 민원을 쏟아냈다고 한다.

이에 회사 측은 자오에게 장난감 자동차를 옮겨 다른 주민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설득했지만, 자오는 자신이 구입한 주차 공간이기 때문에 누구도 사용할 수 없다며 회사 측의 제안을 거절했다.

결국 부동산 회사는 경비원에게 장난감 자동차를 치우라고 지시했고, 경비원이 실제로 장난감 자동차를 치우자 자오는 법적 대응으로 맞섰다.

법원은 결국 자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부동산 회사가 법을 위반해 자오의 재산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회사 측은 이 일로 약 6만 위안(8000달러)을 배상하고, 앞으로 자오가 자신의 주차 공간을 아무 방해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라고 명령했다. 아울러 다른 주민들의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주차공간 더 확보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해당 판결을 누고 중국 누리꾼들은 뜨거운 논쟁을 벌였다.

일부는 "경비원 한 달 월급이 2000~3000 위안인데 6만 위안을 배상하라니 차라리 감옥에 가는 게 낫다"거나 "어차피 비어있는 자리 양보 좀 하면 안 되나"라며 자오의 배려 부족을 비판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주차 공간을 샀으니 이 권리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재산권을 침해한 게 맞다", "부동산 회사가 처리가 터무니없다"며 자오를 지지했다.

주차장 3칸에 장난감車 떡하니…치운 경비원 ‘1100만원 배상’ 이유 [차이나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