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은 안 변해”… 바이든 토론 참패 진화 나선 오바마·클린턴
2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미 대선 후보 첫 TV 토론에 참석한 조 바이든 대통령(오른쪽)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격돌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지난 27일(현지시간) 진행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는 과장되거나 거짓인 발언들이 등장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압도적으로 거짓 발언을 많이 한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두 후보는 경제, 안보,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난타전을 벌였다. 로이터통신은 닐슨데이터의 잠정 집계치를 인용해 약 4800만 명의 시청자들이 전날 CNN 주최로 진행된 대선 후보 토론을 시청했다고 전했다. 두 후보가 처음으로 맞붙었던 2020년 TV토론에 비해 시청자는 3분의 1 정도 줄어들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조지아공대 캠퍼스에 마련된 프레스룸에서 기자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첫 대선 후보 TV 토론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토론은 애틀랜타 CNN 본사에서 90분간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연합]

먼저 두 후보는 경제 분야에서 자신의 재임 기간 성과를 자랑했디만 일부는 과장되거나 거짓인 발언을 이어갔다.

바이든은 "흑인의 실업률이 오랜 기간에 걸쳐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NYT는 "맥락을 볼 필요가 있다"며 흑인 노동자의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볼 때 지금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바이든 재임 기간 일자리는 모두 팬데믹 이후에 '회복'(bounceback)된 일자리"라며 바이든을 깎아내렸다. CNN은 이 주장에 대해 "모두 맞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로 트럼프 재임 때인 2020년 3∼4월 미국에서 약 22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는데, 바이든 재임 기간 중인 2022년 6월 일자리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도달했고, 이후 약 620만개가 늘었다고 CNN은 설명했다.

또 트럼프가 "그(바이든)가 세금을 4배로 올리길 원한다"고 말하자 NYT는 "바이든이 고소득층과 기업에 대한 일부 세금 인상을 제안했지만, 세금을 4배 올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2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TV와 스마트폰 등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 토론을 지켜보고 있다.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 CNN 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에서 두 후보는 경제, 낙태, 불법 이민, 외교, 민주주의, 기후변화, 우크라이나·가자 전쟁 등 주제마다 날선 공방을 벌였다. 연합뉴스

사회 분야에서는 트럼프의 거짓 발언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의 낙태 정책이 "임신 8개월, 9개월된 생명도 낙태할 수 있고, 출생 후 영아살해도 가능"하다 말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NYT는 "출생 후 낙태는 영아 살해가 되며 모든 주에서 금지"라며 "낙태 90% 이상이 임신 13주 내에 이뤄진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내 재임 기간 미국 국경은 가장 안전했다"고 주장도 사실이 아니었다. 코로나19로 국경이 막힌 2019년 약 86만 건의 불법 국경 통과가 있었는데, 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때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내 임기 중 테러는 없었다"는 트럼프의 발언도 거짓이었다. 미국 NBC에 따르면 2017년 10월(8명 사망·12명 부상)과 12월(4명 부상) 뉴욕에서 IS(이슬람국가) 소행의 두 차례 테러가 발생했다.

나토 등 외교 문제에서도 트럼프의 과장된 발언이 이어졌다.

트럼프가 "나는 그들에게 수천억 달러를 내놓게 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트럼프가 가장 놀라운 일을 했다'고 말했다"고 하자 NYT는 "맥락을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트럼프는 유럽의 방위비 지출을 늘리는 것을 재임 기간 기본 방향으로 삼았고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방위비 지출이 늘었다"고 짚었다.

이 외에도 '현재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다', '유럽연합(EU)은 미국 자동차 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내 재임 기간 이란은 하마스나 테러를 위한 돈이 없었다'는 트럼프의 발언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