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지난 27일(현지시간) 진행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는 과장되거나 거짓인 발언들이 등장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에 비해 압도적으로 거짓 발언을 많이 한 것으로 조사됐다.
3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두 후보는 경제, 안보,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난타전을 벌였다. 로이터통신은 닐슨데이터의 잠정 집계치를 인용해 약 4800만 명의 시청자들이 전날 CNN 주최로 진행된 대선 후보 토론을 시청했다고 전했다. 두 후보가 처음으로 맞붙었던 2020년 TV토론에 비해 시청자는 3분의 1 정도 줄어들었다.
먼저 두 후보는 경제 분야에서 자신의 재임 기간 성과를 자랑했디만 일부는 과장되거나 거짓인 발언을 이어갔다.
바이든은 "흑인의 실업률이 오랜 기간에 걸쳐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NYT는 "맥락을 볼 필요가 있다"며 흑인 노동자의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볼 때 지금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바이든 재임 기간 일자리는 모두 팬데믹 이후에 '회복'(bounceback)된 일자리"라며 바이든을 깎아내렸다. CNN은 이 주장에 대해 "모두 맞는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로 트럼프 재임 때인 2020년 3∼4월 미국에서 약 22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는데, 바이든 재임 기간 중인 2022년 6월 일자리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도달했고, 이후 약 620만개가 늘었다고 CNN은 설명했다.
또 트럼프가 "그(바이든)가 세금을 4배로 올리길 원한다"고 말하자 NYT는 "바이든이 고소득층과 기업에 대한 일부 세금 인상을 제안했지만, 세금을 4배 올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사회 분야에서는 트럼프의 거짓 발언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 트럼프는 바이든 행정부의 낙태 정책이 "임신 8개월, 9개월된 생명도 낙태할 수 있고, 출생 후 영아살해도 가능"하다 말했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NYT는 "출생 후 낙태는 영아 살해가 되며 모든 주에서 금지"라며 "낙태 90% 이상이 임신 13주 내에 이뤄진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내 재임 기간 미국 국경은 가장 안전했다"고 주장도 사실이 아니었다. 코로나19로 국경이 막힌 2019년 약 86만 건의 불법 국경 통과가 있었는데, 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때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내 임기 중 테러는 없었다"는 트럼프의 발언도 거짓이었다. 미국 NBC에 따르면 2017년 10월(8명 사망·12명 부상)과 12월(4명 부상) 뉴욕에서 IS(이슬람국가) 소행의 두 차례 테러가 발생했다.
나토 등 외교 문제에서도 트럼프의 과장된 발언이 이어졌다.
트럼프가 "나는 그들에게 수천억 달러를 내놓게 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트럼프가 가장 놀라운 일을 했다'고 말했다"고 하자 NYT는 "맥락을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트럼프는 유럽의 방위비 지출을 늘리는 것을 재임 기간 기본 방향으로 삼았고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방위비 지출이 늘었다"고 짚었다.
이 외에도 '현재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다', '유럽연합(EU)은 미국 자동차 등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내 재임 기간 이란은 하마스나 테러를 위한 돈이 없었다'는 트럼프의 발언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