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개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 3.66%까지 하락

10대 저축은행 절반이 평균 미달…실적 악화에 예보료도 올라

은행으로 몰리는 투자대기자금…한 달 새 17조원 급증

“돈 맡길 데 없다” 은행-저축은행 예금금리 역전…기준금리보다 낮은 곳도[머니뭐니]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저축은행 정기예금금리 하향세가 지속되면서,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낮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일부 저축은행은 기준금리 수준(3.50%) 아래로 정기예금금리를 낮추기도 했다. 통상 시중은행보다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해 자금을 조달하는 저축은행업계가 이자비용 부담·건전성 악화로 예금 잔액을 늘리지 않고 대출 창구도 좁히는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1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3.66%로, 지난 1월 1일(3.96%)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자산 상위 10개 저축은행 중 5개사는 평균금리보다도 예금금리가 더 낮았다. SBI저축은행(3.40%)가 기준금리보다 아래로 내려가며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고, 신한저축은행(3.50%), 웰컴·OSB저축은행(3.60%), 애큐온저축은행(3.65%) 순이었다.

시중은행과 비교해봐도 일부 상품에 한해 시중은행 금리가 더 높았다. 최고금리 기준으로 NH농협은행의 ‘NH고향사랑기부예금’이 3.90%이고, iM뱅크의 ‘DGB주거래우대예금(첫만남고객형)’은 3.85%, ‘DGB 함께예금’이 3.80%,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이 3.70%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저축은행업계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버티기에 돌입하면서, 자금 조달과 외형 성장을 모두 멈춘 영향이다.

실제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102조9747억원으로, 지난해 4월(114조)6159억원 대비 11조5513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출잔액 또한 112조879억원에서 100조7456억원으로 100조원대가 아슬아슬한 상태다.

79개 전체 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1543억원의 적자를 내면서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실적이 악화하자 일부 저축은행은 예금자보호를 위해 예금보험공사에 납부하는 예금보험료 요율이 인상되기도 했다.

예보에 따르면 차등보험료율제도를 통해 2023년도 평가를 실시한 결과 보험료가 할증되는 등급인 C+와 C 등급이 각각 36개, 53개로 전년대비 23개사 늘었다. 이중 저축은행업권의 할증등급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C+·C 등급을 받으면 각각 보험료율이 7%, 10% 더 불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3%대 초반으로 조정된 뒤로 꽤 오랫동안 변동사항이 없다”면서 “최근 신규 대출 취급 자체를 많이 하지 않고 현재 상황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특판을 해도 규모가 큰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예금금리가 내려가고, 자본시장 침체도 계속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은 다시 은행권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정기예금 잔액은 889조7062억원으로 4월 말(872조8820억원)보다 16조8242억원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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