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매일매일 돈복사 중.” (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
인공지능(AI) 관련주로 대표되는 대형 기술주들의 랠리에 힘입은 미국 뉴욕증시가 강세장을 이어갔다. 특히, 뉴욕증시 3대지수 중 S&P500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30번째 역대 최고치 기록을 새롭게 썼고, 나스닥 지수도 사상 최고 수치를 경신했다.
S&P500, 올해만 30번째 사상 최고가 기록 경신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7일(미 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지수는 전장보다 41.63포인트(0.77%) 오른 5,473.23에 마감하며 올해 들어서 30번째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나스닥지수도 전장보다 168.14포인트(0.95%) 오른 17,857.02에 거래를 마치며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8.94포인트(0.49%) 오른 38,778.10에 마감하며 4거래일 연속 하락 행진을 멈추고 반등했다.
이날도 대형 기술주들이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애플이 1.97%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1.31% 상승했다. 알파벳, 아마존, 메타플랫폼 등 다른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주가도 강세로 마감했다.
S&P500 기술기업에 투자하는 대표 상장지수펀드(ETF) ‘기술 섹터 SPDR 셀렉트 섹터 펀드’(종목코드 XLK)가 정기 자산재배분(리밸런싱)으로 엔비디아 투자 비중을 종전 6%에서 21%로 상향 조정한다는 소식이 장 초반 엔비디아 주가를 끌어올렸다. XLK ETF의 총운용자산이 14일 기준 712억달러(약 98조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할 때 자산재배분 과정에서 엔비디아에 대한 대규모 매수 주문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엔비디아는 장중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으나 장 마감을 앞두고 하락 반전, 전장 대비 0.68% 하락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5.3% 오른 187.44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21일(종가 186.60달러) 이후 약 4주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5978억달러 수준으로 불었다. 올해 들어 연중 주가 하락 폭은 24% 수준으로 줄었다.
중국 상하이에서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인 FSD(Full Self-Driving) 테스트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이 테슬라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강세 후 조정 예상” vs “S&P500 연말 6500까지 갈 수도”
뉴욕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7주 연속 숨 가쁜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시장에선 증시 조정 가능성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투자회사 에드워드 존스의 모나 마하잔 수석 투자전략가는 “전반적으로 기초여건과 시장환경은 여전히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주요 금융회사들은 미국 경제와 기업 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반영해 미 주가지수 전망을 속속 상향 조정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S&P500의 연말 목표를 지난 2월에 예측했던 5,200에서 5,600으로 상향 조정했다.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의 줄리앙 엠마뉴엘 수석 전략가는 연말 S&P500의 연말 목표를 6,000으로 대폭 높였다. 그는 만약 강세장이 펼쳐질 경우 S&P500지수가 연말에 6,500까지 고점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경로가 열려있는 가운데 몇몇 중앙은행들의 금리 결정에도 주목할 예정이다. 연준 금리인하는 여차하면 오는 9월에, 늦어도 12월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완화 선호) 인사인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이날 콘퍼런스 연설에서 “만약 모든 것이 예상대로라면 연말까지 한 번의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면서도 “실제로, 데이터가 한방향 또는 다른 방향으로 벗어난다면 나는 올해 2번 인하 또는 인하가 없는 것도 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오는 9월에는 미 연준의 25bp 인하 확률은 56.7%로 높아졌다. 9월 동결 확률은 38.5%를 나타냈다. 아울러 금융시장은 11월 금리인하 확률도 50.4% 정도로 반영했고, 12월에는 2회째 금리인하 가능성이 43.1%로 가장 높게 반영됐다.
“코스피, 박스 상단 2780PT 돌파 시도 관건”
미 증시 강세는 18일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IT 강세에 대한 기대감 속에 (코스피) 박스권 상단인 2780포인트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앞서 코스피는 전날 전 거래일 대비 14.32포인트(0.52%) 내린 2744.1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 이후 5거래일 만에 하락세다. 지난 14일 종가 기준 2758.42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하루 만에 상승세가 한풀 꺾인 셈이다.
이날 3.59포인트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 초반 2750선 약보합권에서 거래되다 오전 9시53분께 상승 전환하기도 했지만 이내 힘이 빠지며 낙폭을 키웠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와 양호한 국채입찰 수요에 채권금리 미국채 10년물이 4.2%대로 하락했으나, 프랑스 의회 해산 등 유럽발 정치 불안 이슈로 인해 투자심리가 둔화됐다”면서 “오늘 오전에 발표된 중국 경기지표도 소매판매 양호했으나 산업생산과 부동산 지표 둔화가 지속되며 혼조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시장 심리를 반영하는 CNN 공포·탐욕 지수(Fear and Greed Index)는 FEAR(38) 구간에 위치하는 반면,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VIX 변동성 지수는 12.7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호재와 악재 사이에서 쉽사리 방향성을 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수 하락은 외국인과 기관이 부추겼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426억원, 1397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은 312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지수는 3.23포인트(0.37%) 내린 858.96에 마감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는 엔켐이 7% 넘게 급락했고 실리콘투, 클래시스 등이 4% 안팎의 약세를 보였다. 리노공업, 레인보우로보틱스, HPSP 등은 2% 넘게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