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와 용서의 가치

“감옥 문을 나선 뒤에도 계속 그들을 증오한다면, 여전히 감옥에 갇혀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롭고 싶었기 때문에 나는 증오심을 내려놓았다”

폭동조장 혐의로 27년 간 옥살이를 하고 나와 일평생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헌신한 인권의 상징, 넬슨 만델라가 한 말이다. 1993년 노벨평화상을 받고, 1994년 대통령이 된 그의 삶은 그 이후 더욱 빛났다. 잘못을 인정하면 용서하고, 인권탄압을 자행했던 과거 정부 관계자들의 부인을 불러 만찬을 열어주기도 하였으며, 자신을 27년 동안 감옥에 수감했던 검사와 교도관들을 대통령궁으로 불러 대화를 나누며 화해와 용서, 화합의 삶을 실천한 그의 모습은 아직도 진한 감동으로 남아있다.

2014년을 돌아보면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였다. 세월호와 같은 대형사고와 뒤이은 크고 작은 사건ㆍ사고들로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가 침체되며 국민 모두가 가슴 아프고 힘든 한해를 보내게 만들었다.

또한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톨레랑스(관용)의 나라’ 프랑스를 공포에 떨게 한 사흘 간의 테러가 발생하여 주간지 만평가와 기자 등 10명이 이슬람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살해당했고, 이후 벌어진 인질극 중 시민 4명이 목숨을 잃었다. 프랑스 경찰도 3명이 숨지며 파리를 피로 물들였다.

한국 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적대적인 감정의 결과물들이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고, 삶을 흔들며, 사회를 침식시키고 있다. 우리의 현실이 참혹한 영화를 보는 것만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27년 간 감옥 생활을 마치고 나온 넬슨 만델라는 ‘화해와 용서’를 실천하는 삶을 통해 그것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지금 대한민국에도 그리고 이 세계에도 넬슨 만델라가 몸소 실천하며 보여준 화해와 용서, 화합의 가치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필자가 속한 단국대학교에서도 넬슨 만델라의 정신을 기리고, 그 가치를 실현해 보이기 위해 ‘넬슨 만델라 기념관’을 건축 중이다. 세계적인 위인의 정신적인 가치를 본받으며, 배려하고, 용서하며, 화합하는 삶을 살아가라는 인생 선배들의 마음이 담겨있다.

갑오년 청마의 해가 저물고, 2015년 을미년 청양 띠의 새해가 시작됐다. 양은 성격이 착하고 유순하며 무리를 지어 살면서 화목하고 평화롭게 사는 동물이다. 무리를 지어 살기에 사회성이 뛰어나 공동체 내에서 잘 융합하고 이해심이 많고 마음이 넓다고 한다.

여기에 10간(干) 가운데 을(乙)이 청색을 나타내므로, 2015년 을미년은 ‘청양의 해’가 된다. 청색은 진취적이며, 긍정을 뜻하는 색이므로 청양의 해인 올해는 용서와 화해, 진실과 화합의 정신이 대한민국 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뻗어 나가길 기대해본다. 경쟁과 성공의 강박에서 벗어나 평등과 관용 그리고 배려가 넘치는 따뜻한 사회, 누구에게나 희망과 용기를 주는 공정한 사회, 투명한 사회로 한 단계 더 성숙되어 나아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