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H.eco Forum 성황리 개최…전문가·관계자·시민 200여명 참석
기후위기 ‘승자·패자 있는’ 전지구적 문제…韓, EU·日과 파트너십 중요
기후위기로 인한 ‘살인폭염’, 대홍수를 유발하는 ‘돌발성 강우’, 사과가 금값이 되는 ‘기후플레이션’.... 당장 눈앞에 닥친 이러한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 한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배출량 대비 40% 감축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 목표도 세웠다.
매우 도전적인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풀어야 할 숙제가 ‘에너지 전환’이다. 에너지 전환 부문이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7.1%(2018년 기준)로 가장 높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의 지속 가능한 사업을 위해서도, 재생에너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이 전 인류적인 차원을 넘어서, 반드시 대응해야 하는 강력한 기후 관련 규제로 성격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헤럴드는 22일 서울 반포 세빛섬 가빛 컨벤션홀에서 제4회 ‘H.eco포럼’을 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에너지 대전환’(The Transition: Blue, Clean, and Green)을 주제로 효율적이고 신속한 에너지 전환 대응을 논의했다.
무엇보다 에너지 전환의 글로벌 흐름과 기후위기 정책 방향 등을 다각도로 모색해 경제와 산업 측면에서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이끌어 내자는 강력한 의지가 담겼다. 행사에는 정부, 기관, 기업, 시민, 활동가 등 다양한 시각의 이해관계자들이 몰렸다. 이날 참여자만 총 200여명에 달했다.
최진영 헤럴드미디어그룹 대표이사는 이날 개회사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는 날이 갈수록 급격히 진행되고 있고, 사회 전 분야의 협력과 공동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며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2020년에 출범한 헤럴드환경포럼은 올해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과 함께 환경문제를 짚어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정책 등과 같은 논쟁적인 주제도 꼭 짚고 가야 한다”며 “찬반이 나뉘더라도 다양한 의견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함께 고민해 보는 건강한 장이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김상협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에너지 부문에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보다 확대하고,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 등 모든 종류의 무탄소 에너지(CFE) 활용이 중요하다”며 “한국은 조만간 세계최초로 청정수소 발전 입찰시장을 개설해서, 수소 생태계 조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분야에 대한 한미일 협력이 더욱 커지는 만큼 헤럴드환경포럼 규모가 더욱 커지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금 바로 무탄소 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앞당기고, 탄소감축 역량을 총동원하여 탄소배출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탄소중립 핵심기술의 사업화를 촉진해 탄소감축 잠재력을 성과로 바꿔 나가야 한다”며 “정부는 정책적, 제도적 노력을 통해 산업의 탄소감축 노력을 뒷받침하고, 탄소중립 달성 과정에서 우리 기업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기후 중립적인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적극적 동참을 촉구한 마리아 카스티요 페르난데즈 주한 유럽연합(EU) 대표부 대사는 특별연설을 통해 전 세계적 다자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탄소배출 감축 의지를 보여준 한국 정부의 노력에 감사하다”면서도 “다만 한국 정부는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야심을 가지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한-EU 파트너십이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차원에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기조연설자로는 노부오 타나카 전(前)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무대에 올랐다. 특히 그는 기후위기는 ‘승자와 패자가 있는’ 전 지구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타나카 전 사무총장은 “에너지 대응에 성공한 국가가 전 세계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석유와 가스가 가장 취약한 두 나라인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야만 하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두 국가가) 연대해야만 저렴하게 수소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이는 곧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이정아·최은지·한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