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관련주 고점 논쟁 속 엇갈린 투자 행보

엔비디아 등 M7 집중 매수한 국민연금

KIC, 꾸준히 사들인 엔비디아 올 들어 감소

22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시장 이목 집중

韓 자본시장 양대 큰손, 엇갈린 엔비디아 행보…국민연금 ‘사자’ vs 한국투자공사 ‘팔자’ [투자360]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올 들어 인공지능(AI)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고점론이 불거진 가운데 한국 자본시장의 양대 ‘큰손’인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는 엇갈린 투자 행보를 보였다. 국민연금은 7만주 넘게 사들인 반면, KIC는 16만주 가량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에선 오는 22일(한국시간 23일 새벽)로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향후 주가 흐름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1일 국민연금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3F 보고서(Form 13F)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올 3월말 기준 보유한 엔비디아 주식 수는 400만5841주(36억1952만달러)로 작년 12월 말 대비 7만2917주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1분기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상위 1위를 기록했으며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 비중은 2.71%에서 4.34%로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KIC는 엔비디아 주식 16만4525주를 정리했다. 주식 수는 12월 말 221만6623주에서 205만2098주로 감소했다. KIC는 엔비디아가 급등한 지난 한 해동안에만 52만주 가량 꾸준히 사들였는데, 올 들어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다. 국민연금은 엔비디아의 추가 상승에 베팅했다면 KIC는 일단 조정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일부 정리한 것으로 해석된다.

KIC는 엔비디아 뿐만 아니라 미국 나스닥 7대 빅테크 ‘매그니피센트7(M7)’에서도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KIC는 ▷마이크로소프트(-29만6367주) ▷애플(-129만1147주) ▷아마존(-27만4284주) 등을 줄였다. 이 중 메타만 유일하게 소폭(166주) 늘었다. 이는 올 1분기 M7 주식을 모두 늘린 국민연금의 행보와도 상반되는 흐름이다.

이처럼 월가에서도 M7을 바라보는 시선이 엇갈린다. “이제 더 오를 구간을 찾기가 어렵다”는 비관론에 “초기 시장 선점이 중요한 AI 시장에선 M7 쏠림 구도가 강해지면서 이익 양극화도 더 뚜렷해질 수 있다”는 낙관론이 맞선다. 이에 AI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지난 3월 970달러를 돌파하며 ‘천비디아’를 넘봤지만 지난달 700달러대로 하락, 현재 900달러선을 회복한 상태다.

최근 월가 억만장자 투자자로 유명한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엔비디아 주식을 매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고평가 해석도 여전하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올해 1분기에 엔비디아 주가가 150달러에서 900달러까지 오른 것을 보고 비중을 줄였다”면서 “AI 관련주는 현재 시점에서는 약간 과대 평가된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선 엔비디아 등 AI 관련주가 고평가됐다는 점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했다.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 발표가 M7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의 주요 리서치하우스들은 엔비디아의 폭발적 실적을 기대하며 낙관론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투자금융회사 스티펠은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910달러에서 1085달러로, 베어드는 1050달러에서 1200달러로, 바클레이스는 850달러에서 1100달러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빅테크 분석 대가로 불리는 댄 나일스는 20일 CNBC 방송에서 엔비디아가 여전히 저평가받고 있다며 “이번주 실적 발표 이후 더 오를 것”이라고 했다. 다만 과거 닷컴버블 당시에도 인터넷 관련주들이 상승세를 지속하던 중 조정을 받았던 점을 거론하며 “내년 초에 큰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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