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계, 김여사에 “사리반환 역할 감사”
대통령실 “정상외교서 역할 해와” 부각
5개월 잠행 끝, 외교행보 빨라진다
[헤럴드경제=서정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 불교계 행사에 참석하며 대중들 앞에 섰다. 지난 16일 캄보디아 총리 내외와의 오찬에 등장한 지 사흘만의 추가 행보다. 이로써 김 여사의 잠행도 완전히 끝나게 됐다.
특히 이날 행사는 불교계에서 김 여사에게 감사를 표하며 참석을 먼저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대통령실도 최근 “정상외교에서 김 여사가 배우자 역할을 계속 해왔다”며 김 여사의 역할론을 부각해왔다. 이를 고려할 때, 김 여사의 존재감이 드러날 수 있는 각종 외교 행사에서 공개행보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경기도 양주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재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지난 4월 16일 미국 보스턴미술관으로부터 가섭불, 정광불, 석가불, 나옹선사, 지공선사(3여래 2조사)의 사리가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와 환지본처되는 것을 기념하는 행사다.
이날 사리 반환 행사에는 김 여사가 주목을 받았다. 사리 본지환처에 김 여사가 그동안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다. 지난 15일에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윤 대통령에게 "영부인께서 보스턴미술관에 사리반환 논의를 적극 요청하는 등 사리 본지환처에 큰 역할을 해 모셔올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번 행사장에서 김 여사의 얼굴이 화면에 등장하자 큰 환호가 나오기도 했다. 조계종 또한 보스턴미술관의 사리구 소장을 확인한 뒤, 사리 반환에 문화예술 분야에 관심이 높은 김 여사가 큰 공헌을 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 여사가 불교계 행사로 일반 대중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그간의 잠행도 완전히 끝나게 됐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15일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 동행 귀국 이후 공개행보를 멈췄었다. 4·10 총선 사전투표는 물론 지난달 루마니아, 앙골라 정상 부부 방한 당시에도 일정을 동행했으나, 사진이나 영상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김 여사의 공개행보가 다시 시작된건 지난 16일 캄보디아 정상회담이 계기가 됐다. 이달 말 개최가 유력한 한·중·일 정상회의나 내달 초 열릴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등 외교행사 등을 앞두고 김 여사의 활동 재개를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최근 2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김 여사의 논란에 대해 사과를 밝힌만큼 리스크도 어느정도 해소됐다고 봤다.
특히 캄보디아와의 정상회담에서는 김 여사의 역할이 중요했던 만큼 적정 시점이라고 봤다. 김 여사는 2022년 11월 캄보디아를 방문했을 때 심장 질환을 앓던 환아 로타를 만났고, 이후 로타는 한국에서 수술을 받았다.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는 정상회담과 오찬에서 로타를 도와준 것을 직접 언급하며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당시 대통령실 관계자는 "올해 들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 정상의 공식 일정에는 김 여사가 계속 역할을 하고 있다"며 "루마니아 회담과 앙골라 대통령 방한 때도 배우자 간 친교 환담 시간을 가진 바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통령실이 김 여사의 '역할'을 부각하고 있는만큼 공개행보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