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일경제인회의서 만난 김윤 회장
10월 1일 삼양그룹 100주년 관련 소회
11년째 ‘최장수 한일경제협회장’ 기록도
[헤럴드경제=김현일(도쿄)·김은희 기자] 오는 10월 1일 삼양그룹이 창립 100주년을 맞는 가운데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이 13~15일 일본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열린 제56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기자와 만나 “동화약품, 경방 등과 함께 국내 장수 기업으로 꼽힌다”며 “올해 10월 1일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9월에 기자회견을 가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삼양그룹의 새로운 100년을 내다보는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로 돌아온 김 회장은 삼양그룹 창립 100주년을 맞아 다시 경영 행보를 이어간다. 지난 1월 100주년 기념 로고 공개를 시작으로 이달에는 새로운 기업 광고와 ‘온라인 역사관’을 선보이는 등 안팎으로 바쁜 시기를 보내는 중이다.
삼양그룹은 1924년 농장 관리를 위해 세운 삼수사를 시작으로 식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화학, 패키징, 의약·바이오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100년의 역사를 이어온 장수 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양은 올해를 ‘뉴(New) 삼양’, 다시 태어나는 변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3대 핵심 경영방침인 ▷스페셜티 사업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 ▷캐시플로우(현금흐름) 경영 강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 가속화를 꾸준히 실천하면서도 기업의 미션과 경영 철학을 다시금 정립해 새로운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특히 친환경, 헬스앤웰니스(Health & Wellness), 첨단소재 분야를 중심으로 스페셜티 제품을 발굴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데 지속적으로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글로벌 사업 확장도 핵심 키워드로 보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스페셜티 소재 기업인 버든트를 인수하고 헝가리에 생분해성 봉합사 공장을 준공하며 글로벌 성장의 초석을 마련한 만큼 올해는 더 큰 도약을 이룩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김 회장은 “삼양이 추구하는 새로운 100년 성장전략의 핵심은 스페셜티와 글로벌”이라며 “스페셜티 소재와 솔루션으로 인류의 삶을 바꾸고 풍요롭게 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일경제협회 회장도 겸하고 있는 김 회장은 지난 13일부터 국내 경제인들을 이끌고 6년 만에 일본으로 건너가 한일경제인회의를 주도하며 3박4일 간의 일정을 소화했다.
이번 한일경제인 회의는 지난 2018년 이후 6년 만에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데다 한국과 일본 경제인들이 만나는 가장 큰 규모의 회의인 만큼 양국 언론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김 회장은 둘째 날 오전부터 오후까지 진행된 발표 세션에도 참석해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가장 앞 좌석에 앉은 김 회장은 양국의 산업계·학계 전문가 8명의 강연을 모두 챙겨 들었다.
지난 2014년 2월 한일경제협회 수장에 오른 김 회장은 올해까지 총 11번에 걸쳐 한국 측 단장으로 한일경제인회의를 치렀다. 10년 3개월째 한일경제협회를 이끌면서 역대 최장수 한일경제협회 회장이라는 기록도 갖게 됐다.
김 회장은 임기 중 한일경제인회의의 위상을 높이고 한일 관계가 악화된 시기에도 양국 경제계의 소통창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19년 한일 무역분쟁으로 양국 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한일경제인회의도 표류될 위기에 처했으나 서울에서 성공적으로 치러낸 바 있다.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화상회의로 전환했던 한일경제인회의는 이번에 6년 만에 도쿄에서 대면으로 개최됐다.
개회사에서 “오랜만에 서로의 표정을 대하는 반가움이 무엇보다 앞선다”고 말한 김 회장은 폐회식 후 기자회견에서도 “여러 우여곡절 끝에 일본에서 6년 만에 회의를 개최하게 돼 매우 반가웠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작은아버지인 김상하 삼양그룹 명예회장 역시 지난 1998년부터 2005년까지 7·8대 한일경제협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김 회장에 이르기까지 2대에 걸쳐 삼양그룹과 한일경제협회가 특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